여름철에는 목욕탕 세금을 깎아주어야
여름철에는 목욕탕 세금을 깎아주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2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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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는 강남과 강북 등으로 나뉘어 재산세를 차등 납부해야 한다고 항의한다. 항의 내용을 울산 사람들에게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없다. 민족 개념이 아니라 국민 개념으로도 서울의 강남은 울산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먼 그들이기 때문이다.

세금은 나라의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받아들이는 돈이다. 이 경비의 대표적 사용처가 우리 동네의 다리 놓기이다. 똑같이 국민의 세금으로 대통령이 외국을 갈 때 드는 경비를 충당한다. 재임기간 중에 외국 방문을 부부 동반으로 가장 많이 한 대통령이 아직도 국가기록문 보관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조선시대의 폭군들도 국가 기록문 작성에는 손을 대지 못했다. 하여간 나라에서 하는 모든 일에 들어가는 돈은 일차적으로 민족이 아닌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한다. 가장 많이 들어가는 돈이 공무원 월급이다. 그런데 이 공무원의 일이 외국이나 우리나라나, 예나 지금이나 문제꺼리가 된다. 조금 부지런하게, 내 일이라고 생각하여 서민들의 살림을 살펴보아야 한다.

세금을 적게 거두어들이면 나라 살림은 적자가 된다. 많이 거두어들여 돈이 남으면 흑자가 되고 나라는 부자가 되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한 나라의 부(富)는 흑자 재정으로 판단되지 않는다. 적자가 되어도 해야 할 일에 돈을 쓰고 모자라서 다음 해에 다시 그 일을 계속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는 합법적으로 노름꾼들이 모여 여러 가지 돈 따먹기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거의 150년 동안 네바다 주를 살려 먹이다시피 했다. 남는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남는 장사일까? 세계 각국의 이런저런 노름꾼들이 수십만 달러의 돈을 갖고 와서 처음에는 조금 따기도 하지만 결국은 다 잃고 떠난다. 게임이 안 되는 노름을 하기 때문이다. 물주인 네바다의 라스베이거스는 무한정의 돈이 있고, 즉,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끝도 없이 돈을 댈 수 있으나, 고객이 수백만 달러를 가져왔어도 개인의 돈으로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정당한 돈 따먹기 시합이 될 수가 없다.

울산광역시가 목욕탕 세금을 요즈음 같은 찜통더위에는 손님도 없을 테니 세금을 3분의1만 받겠다고 하면 동해안의 시원한 바람이 공업탑까지 불어올 것이다. 그러고서 울산광역시는 적자를 보게 된다. 그래도 울산광역시는 대한민국이 남아있는 한 절대로 망하지 않는다. 국민이 있기 때문이다. 금년에 적자를 보면 내년의 예산을 끌어다 바른 일 하는 데에 쓰면 된다. 지금 미국은 집을 담보로 하여 빌려준 돈이 제대로 들어오지도 않고, 들어올 가망성도 적어 우리나라 경제까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라는 나라가 있고, 미국 국민이 있는 한 망하지 않는다. 금년에 울산광역시가 적자라고 해도 끝없는 국민들이 있다. 내일을 약속할 수 있다. 꼭 흑자로 돈이 남아야 살림은 잘 한다고 할 수 없다. 공무원들은 해당 구청 관할 지역의 대중목욕탕이 무엇을 연료로 하여 물을 뜨겁게 하는지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 해당 공무원이 모르고 있으면 그들이 제대로 일을 안 하고 있는 것이다. 경유가 비싸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가스 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한 숨만 나와 한숨으로 물을 끓이고 있다. 울산광역시 남구의 어느 목욕탕 주인, 한 달 치 세금을 깎아주면 나머지 열한달, 웃으며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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