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무분규 기로에 선 현대중 노조
20년 무분규 기로에 선 현대중 노조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10.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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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섭 재개, 노동계 이목집중… 실제 파업은 미지수

현대중공업 노조가 1994년 이후 20년 만에 파업을 가결한 가운데 실제로 파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노노갈등, 회사쪽으로 치우친 여론 상황 등 파업을 앞두고 노조가 풀어야 할 숙제가 많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파업 찬반투표를 마무리하고 개표에 들어갔다.

개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7천906명 중 1만313명(투표율57.6%)이 투표, 투표자의 97.1%인 1만11명(재적대비 55.9%)이 찬성해 파업을 가결시켰다. 반대는 248명(2.4%), 기권 9명(0.1%), 무효는 45명(0.4%)이었다.

회사가 창사 이래 최대의 경영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선뜻 파업을 결의하게 되면 현 시점에서 사회적 공멸을 초래하는 등 상당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그렇다고 파업이 가결된 상황에서 회사를 상대로 제대로 된 압박 한번 못하고 흐지부지하게 끝난다면 강성노선의 현 집행부의 입지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

지난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간 임단협에서 ‘무파업’을 달성을 이뤄낸 실리주의 계열 집행부를 밀쳐내고 지난해 10월 노조 임원선거에서 민주노조 계열로 지칭되는 정병모 후보가 당선되면서 노사 관계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이처럼 노조는 중대 기로에 선 가운데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파업 찬반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노노갈등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15일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파업찬반투표 무기한 연장 철회를 놓고 전 집행부와 현 집행부 간에 대립각을 세우는 등 노노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내에는 현재 노민투(노동자민주혁신투쟁위원회)와 전노회(전진하는노동자협회) 두 현장조직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자는 기존 온건노조를 배출한 조직이고. 후자는 현 강성노조의 지지기반이다.

노조 집행부가 노노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실제 파업에 돌입할 수 있을 만큼의 조직력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가 경영실적 악화로 임원진 30%를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 부분도 노조가 여론으로부터 파업 설득력을 얻기 힘들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24일 회사와 41차 본 교섭을 갖는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협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조합원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노조와 끝까지 원만한 협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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