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 쟁점사업 재검토
울산시의 쟁점사업 재검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22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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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울산시는 민선 6기 출범 이전부터 추진돼온 울산시정 5개 쟁점사업에 대해 사업방향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시장 취임 이후 2개월여에 걸친 내부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상향식 정책결정을 이룬 것에 대해 동의를 표한다.

먼저 문수축구경기장 유스호스텔 리모델링 사업을 경제성과 상징성 그리고 여러 가지 여건 변화를 참조해 보류키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청소년단체인 YMCA사무총장이 청소년수련시설의 한 형태인 유스호스텔 건립을 보류하는 한다는 결정에 환영을 표하는 것이 아이러니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업은 초기 기획단계에서부터 ‘청소년 건전육성 수련활동 인프라 확충’이라는 본질적 정책목표보다 ‘2002 월드컵 축구경기’ 이후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문수축구경기장을 ‘적자의 늪’에서 건져 내는데 비중을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지난 달 보류결정이 내려지기까지 수요자인 청소년과 청소년정책 관련전문가, 청소년단체 및 청소년수련시설 활동가가 배제돼 왔다는 점이다. 유스호스텔의 건립 보류가 결정되기까지 수요자, 관련 전문가 등이 배제된 채 유스호스텔을 대규모 체육시설 만성적자를 해결해 줄 저렴한 삼류 숙박시설로 해석하고 그 수익성과 경제성만 따진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치부되고 있는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건립계획을 재검토키로 한 것도 반길만한 일이다. 전시컨벤션 건립은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사업을 벌여 이미 ‘돈 먹는 하마’가 돼버렸다.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광역시는 물론이고 창원, 경주시, 김해시까지 건립계획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특히 평균 가동율이 40% 대에 머물고 있어 전시컨벤션은 더 이상 ‘굴뚝 없는 황금산업’이 아니다.

울산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이나 ‘2022 울산 아시안게임 유치 광풍’은 주로 관광수입, 고용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효과 때문이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을 새로 건립해 잔치를 치루고 돌아서자마자 1조 7천500억원이란 부채가 인천광역시를 짓누르고 있다. 우리는 박탈감이나 소외감 혹은 분풀이식 유치광풍에 휩쓸려 이 같은 과오를 범해선 안 된다. 하려면 철저한 사전 검토와 기획이 선행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민선 6기 울산광역시가 솔직하게 이런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인 정책들을 공개한 뒤 새로운 결정을 내린 것은 평가할 만한 일이다. 아울러 대규모 시설투자 사업, 대규모 행사, 울산시의 4대 관광권역 세계화, 도시재생과 테마형 거리조성 등 신규 사업을 결정하기 전에 충분한 주민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이를 정책에 대폭 반영할 것을 요구한다.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할 안전관련 예산과 무상보육, 무상급식예산에 대해서는 ‘복지 디폴트(지급불능)’ 운운하면서도 ‘묻지 마 예산운용’에는 비상식적으로 과감했던 구태도 벗기 바란다.

지방분권이 점차 자리 잡으면서 많은 도시들이 흥행성이 강한 기업적 특성을 지닌 기업적 도시주의, 도시개발정책, 기업형 도시경제 재구조화를 통한 지방정부 재정 활성화와 도시 위상제고논리에 몰입하고 있다. 이런 요소들은 과거에 볼수 없었던 위험부담을 내포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런 위험성에 대해 성찰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환상과 허구에서 벗어나 진실을 재구성해 나가는 솔직한 민선6기 울산광역시를 기대한다.

<송진호 울산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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