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시 대부분 갖춘 ‘장애인 전용 체육관’
효율적 훈련위해 울산도 건립돼야”
“광역시 대부분 갖춘 ‘장애인 전용 체육관’
효율적 훈련위해 울산도 건립돼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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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정 울산시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장애인 아시안 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울산 선수들을 격려하러 인천에 갔다 1시간 전에 도착했다고 했다. 전 날 올라갔다가 아침 6시에 일어나 선수들을 만나보고 왔다는데 얼굴에 별로 피로한 기색이 없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 덕택인 모양이다. 그는 울산공고 배구 선수를 시작으로 동아대 선수, 대한배구협회 대의원, 울산시 배구협회장을 거쳤다. 지난 10일 이상정(사진) 초대 울산시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을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장애인 체육회는 최근 시 체육회에서 분리돼 나왔다.

우수한 성적 발판삼아 시체육회로부터 분리

이 처장이 장애인 체육회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서 김 시장을 전부터 잘 아느냐고 물었다. 그는 “만난 적이 없다. 김 시장은 나를 잘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어떻게 사무처장에 기용됐느냐고 하자 “이번 인사는 인맥과 관계없는 것으로 안다. 아마 주위 체육인들에게 물어 본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장애인 체육회는 현실적으로 이 처장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 시 체육회 예산이 100억 정도인데 비해 이쪽 예산은 20억원에 불과하다. 때문에 김 시장이 이 처장 같은 체육인을 사무처장으로 선임한 데는 그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작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대상자를 물색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김 시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애인 체육관계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시 체육회로부터 장애인 체육회를 분리하겠다고 공약했었다. 그 동안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비장애인, 장애인 체육회가 분리되지 않았던 곳은 울산이 유일했다. 김 시장이 분리를 결심한 게 된 데는 울산 장애인선수들의 체육대회 성적이 우수한 것도 크게 한몫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지난해 전국 학생체육대회에서 울산선수들이 거둔 성적은 메달 수로 전국 5위권이다. 점수로 따지면 전국 11위 정도다.

체육 인프라도 매우 우수한 편이다. 2007년 전국 최초로 육상 실업팀이 창단됐다. 실업팀이 창단된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실업팀이 많아야 장애인 학생체육과 생활체육이 활성화 된다고 한다. 일단 직장에 소속되기 때문에 생계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지난해는 중구청이 배드민턴 팀을, 올해는 동구청과 울주군이 장애인 역도 실업팀과 댄스 스포츠 팀을 각각 창설했다. 그 만큼 장애인들의 설 자리가 확고해 진 셈이다. 실업팀이 많을수록 청소년 장애인 선수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는 게 이 처장의 설명이다.

“장애인들에 생활체육 정보 제공 필요하다”

장애인 체육회가 분리돼 할 일이 많겠다고 하자 그는 우수선수 배양을 들었다. 그리고 좋은 선수를 배출하려면 무엇보다 우수 지도자 양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장애인 경기 지도자 10여명이 있는데 처우가 열악하다”고 했다. 대체로 말을 아끼던 그가 이 부분에선 거침없이 말을 쏟아 냈다. 장애인들에게 생활체육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여러 가지 제약을 받는 만큼 뭘 알아야 운동을 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면 선수 발굴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기존에 있는 특수학교를 통해 상담하면 얼마든지 우수자원을 발구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처장은 여성 중증장애인들의 체육활동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중증의 경우 신규대상자는 한 번에 영입을 결정하는 ‘원 스톱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만으론 부족하다고 했다. 그렇잖아도 위축되기 쉬운 장애인들을 이렇게 조직만 해 놓고 방치하면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 하다는 것이다. “장애인 체육을 활성화 하려면 각계각층의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인적네트워크를 통해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울산에 기업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십시일반 도운다고 치자. 우리가 봉착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남는다”고 했다.

“장애인 전용 체육관 지자체에 건의할 것”

이야기가 금요일까지 이어질 아시안 게임에 출전한 울산 선수 쪽으로 흘러가자 그는 자못 자랑스러워하는 눈치였다. 울산 선수들 성적이 어떻겠느냐고 묻자 “금 6개, 은 5개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다. 현재 18명이 아시안 게임에 나가 있는데 배드민턴, 양궁, 수영 등에서 금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개인종목에 강하다고 덧 붙였다.

취임 보름도 안된 이 처장 앞에는 당장 다음달 4일부터 인천에서 시작되는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가 버티고 있다. 준비가 잘 돼 가느냐고 물었다. “지난 1일부터 20개 종목에 걸쳐 종목별 강화 훈련에 돌입했다”고 한다. 현재 선수 320여 명이 동천 종합운동장, 삼산 제1 장애인 체육관, 문수경기장 등에 분산돼 훈련 중이란다. 올해 성적은 어떻겠느냐고 하자 “메달로 따지면 3~4위권, 점수로는 1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애인 전용 체육관 설립문제를 거론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웬만한 대도시는 장애인 전용 체육관을 갖추고 있는데 울산을 비롯한 몇몇 곳만 없다고 했다. 그 결과 현재 사용하는 체육관들은 비장애인들과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시합에 대비해 효율적인 훈련을 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지자체에 건의해 보지 그러냐고 했다. “지난해 우리 관계자가 당시 김기현 국회의원과 전용 체육관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는데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그 뒤 예산 문제로 흐지부지 됐다는데 한번 건의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전국 체전까지 시민 관심·응원 당부”

인터뷰 말미에 사무처장으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 없느냐고 하자 “현재 중구에만 지부가 있을 뿐 다른 곳은 체육회에 소속 돼 있다. 장애인 체육회가 분리된 만큼 구·군 장애인 체육회 지부가 따로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또 다른 시도에 비해 지도자 등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며 점차적으로 증원을 건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 처장은 “오는 28일부터 제주도에서 치러지는 전국 장애인 체육대회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 그럴 때 장애인 선수들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글=정종식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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