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탐방과 3가지 선물
싱가포르 탐방과 3가지 선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2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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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 학교 예술교육과 창의성 증진이 강조된 이래 2차에 걸친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를 통해 호주, 카자흐스탄, 홍콩, 싱가포르, 뉴질랜드, 한국 등 6개국이 활발한 국제 교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울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옵저버토리(해외 탐방)가 추진돼 지난 8일부터 4일 동안 필자를 비롯해 15명이 싱가포르를 탐방하고 왔다.

싱가포르 탐방에서 보고 느낀 점이 여러 가지 있었지만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3가지 있다. 첫째, 예술 교육프로그램이다. 싱가포르의 예술교육 체계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교육부와 교육부 소속 학교인 유치원, 초등, 중등, JC, ITE 그리고 특수 교육학교의 예술교육 및 교육부 학교 이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청소년 예술로 나누어진다. 독특한 점은 싱가포르 국가예술위원회가 교육부 소속학교와 이외 청소년 예술분야에 모두 관여해 정책을 편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처럼 문화예술교육 체계가 교육부와 문화체육부로 이원화 돼 있는 것이 아니라 일원화돼 있기 때문에 학교교육과 학교 밖의 교육활동이 원활하게 연결될 수 있다.

우리나라 초등교육과정에 해당되는 ‘탬파인 초등학교(TAMPINES PRIMARY SCHOOL)’를 방문해 타악 수업을 참관했었는데, 교실 2칸 정도되는 원형 형태의 큰 공간에서 교사들은 중앙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학생들은 자리를 이동하면서 수업을 받았다.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3시간 수업을 하는데 국가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강사 3명이 팀티칭을 하고, 메인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면 나머지 2명의 교사가 각자 자신의 역할 맡는 형태였다. 리듬감에 맞추어 학생들에게 언제나 즐거움과 미소를 강조하는 교사의 수업진행이 매우 흥미로웠고, 스마일 볼을 돌리면서 각자 제스쳐를 취하게 하는 과정도 기억에 남는 것 가운데 하나다. 또 피부색과 머리카락 그리고 눈빛이 다른 학생들이 하나의 교복, 하나의 언어에 맞추어 소통하고, 서로 다른 악기들이 혼합돼 훌륭한 오케스트라를 연출하고 있었다.

둘째는 처용과의 만남이다. 우연히 축제가 열리고 있는 힌두교 사원에 들렀다.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는데 그 곳에서 눈에 익숙한 장면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처용탈과 비슷한 이미지의 조각상이었다. 머리장식과 부릅뜬 눈, 긴 콧등은 분명 처용과 닮아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입술에 송곳니가 있다는 정도였다. 1천200여년 전에 서역에서 왔다는 처용을 오늘날 싱가포르 힌두교 사원에서 만났다는 것은 국제적 교류가 그때나 지금이나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셋째, 싱가포르 소녀의 앳된 미소이다. 싱가포르는 도시국가이자 완전한 다문화 국가이다. 민족 간 인종 간 갈등을 정치적으로 잘 소화해 국민개인소득(GNP)이 5만달러인 선진국이 됐다. 화합하는 과정에서 청렴하고 리더십있는 지도자가 나타나 국가의 기반을 다졌다고 한다. 다양한 언어가 존재하지만 영어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마지막 날 밤 일행 몇명과 함께 필자는 차이나타운에 갔다. 우리나라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음식을 주문했는데, 원주민 주인이 도저히 알아듣기 힘든 영어발음으로 말을 해 소통이 잘 되지 않았다. 그 때 뒤에 있던 한 소녀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도움을 주었다. 앳된 미소를 띤 그 소녀는 민간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었다. 이처럼 싱가포르의 매력은 다양한 문화의 화합뿐만 아니라 소녀의 친절에서 보듯이 아주 사소하지만 깊은데서 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김갑수 대현고 교사·서양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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