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의 사회, 함께사는 울산
배려의 사회, 함께사는 울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1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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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이 모여 여러가지 기능을 형성하는 공간이다. ‘다양하다’는 말은 선택의 폭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계층 간의 차별과 소외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차별받거나 소외당하는 계층이 없는 도시환경을 조성하는 방법 중 하나로 유니버셜 디자인을 들 수 있다.

유니버셜 디자인은 물건의 기능 뿐 아니라 사용자를 배려한 디자인이다. 또 특별한 개조나 특수 설계를 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가능한 한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된 제품이나 환경디자인을 말한다. 사용자를 배려한다는 것은 장애인,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계층의 이용자가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상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고령화가 지속됨에 따라 노령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세계화에 따라 외국인 인구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여러 소수계층이 발생하고 이들을 배려한 공간 환경 조성이 필요하게 되었다. 특히 외국인은 관광객뿐 아니라 이주여성, 산업체 근로자, 학생 등에서 늘어나고 있으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살아가는 계층이 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전반에 걸쳐 정보화가 급속히 진행되어 컴퓨터, 핸드폰, 인터넷 등이 널리 보급되고 있다. 티켓발매기, 현금자동지급기기 등 정보기기가 급속도로 설치되어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한편, 개인별 정보수집 능력의 차이로 계층 간 정보의 격차가 심해지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의 격차는 소외계층의 정보접근성을 취약하게 해 사회참여 기회가 줄어드는 등 새로운 불평등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유니버셜 디자인은 사회적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노인요양시설, 아동보육시설 등 사회복지시설과 도서관, 기차역, 관공서 등 공공건축물 내부의 설비와 제품디자인 등에 유니버셜 디자인이 많이 적용됐다. 하지만 이제 좀 더 범위를 확장해 도시환경 전반과 도시 공간 조성사업에 유니버셜 디자인이 적용돼야 한다. 소외계층, 일부 장애인 및 고령자 뿐 아니라 어린이, 임산부, 부상자, 유아동반자, 그 지역에 익숙하지 않는 여행객은 물론 표준체형에서 벗어나는 소수체형소유자, 외국인, 유모차를 끌고 가는 부모, 짐가방을 든 사람까지 모두 포함돼야 한다.

최근 울산은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가로공공시설물 디자인, 보행로 조성,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도시재생사업 등 다양한 도시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주택단지의 개발 등 신시가지의 개발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보도 폭을 확장하고 보도 면을 정비하며 단차를 제거하고 고원식 교차로를 설치하는 등 도로확충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누구나 쉽게 인식할 수 있는 위치와 디자인의 안내표지판 등 가로공공시설물 설치사업을 할 때, 또 전신주 지중화 등 기존 시가지 경관사업, 안전한 공원 조성, 열린 화장실 조성 등을 할 때 유니버셜 디자인을 도입하여야 한다. 이러한 도시개발과 정비 사업에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할 때 다양한 계층을 배려하는 도시를 조성할 수 있고 획일적인 울산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다.

도시의 효율적 기능 확충과 조화롭고 아름다운 경관의 조성 뿐 아니라 소외계층 없이 모든 이용자들이 편의와 쾌적함을 누릴 수 있는 도시 공간을 조성해 울산이 ‘배려하는 도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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