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25 신상(神像)조각 ⑪
신라의 조형유물을 보며 25 신상(神像)조각 ⑪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2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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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민족뿌리와 국가생성에 관한 신화 전설이 많지만 그리스 신화는 광대다양하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는 이간(離間)여신의 초청을 잊은 채로 올림퍼스 산정 별장의 파티를 성대히 열었다. 자기만이 따돌림을 당하고 앉아만 있을 이간여신도 아니어서 파티 장에 이간의 미끼로 황금사과를 던진다. 미스 코스모스여신은 누구일까?

최종 심사의 대상자 3명의 미의 여신들은 각기 심판관인 숙명태생의 트로이왕자 파리스에게 득표공략을 제시한다. 인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주선하겠다는 비너스를 낙점했지만. 여신의 약속이 캄캄 무소식이어서 파리스는 직접 약혼녀를 찾아 떠난 항해 중, 폭풍으로 아테네해변에 도착한다.

이러한 비너스여신의 약속 섭리는 계속되어서 세기미남 파리스와 세기미녀 아테네의 헬레네 왕비와 운명적 사랑은 이루지만, 어쩔 수 없는 불륜의 도피처는 트로이였다.

분노와 야망이 부글거리는 아테네 아가멤논 왕은 도시국가들을 꼬드겨 연합해서 트로이를 침공했지만, 신들의 패 갈림으로 인한 섭리 때문에 승패는 나질 않고, 와중에 여러 사건만 겹친다.

마침내 그리스 진영 신탁점괘는 게릴라전이었다. 독일전 략가 리델 할트의 전략서론에 거론된 게릴라전의 효시 위장물, 그리스목마(木馬)의 비밀을 간파한 트로이 제사장 라오콘(Lao-Coon)과 두 아들을 뱀으로 죽이려는 장면의 군상조각은 밀로 비너스와 날개를 펼친 니케의 승리 여신과 함께 그리스 조각의 3대 걸작이다.

그러나 수많은 그리스 조각이 대부분 손상, 유실된 것은 자연적 손실보다도 AD. 313년 기독교 공인 이후 광신도들이 이교도의 우상이라며 파괴해버렸기 때문이다. 또한 그 후의 종교전쟁들 때문에 산산 조각나 버렸다. 실크로드 주변에도 회교 광신이 파괴한 두부(頭部)없는 불상들이 남아 있기는 하다.

종교의 아망 광신을 사랑과 희생인줄로 착각하는, 착란증이 인간의 건강성에 얼마나 치명적인가를 보여주는 테러와는 또 다른 하나의 끔직한 양상이다.

다행인 것은 로마 귀족들이 대저택을 미화 장식하기 위한 모작(模作)이 남아있었기에 그나마 그리스 조각을 엿보게 된 것이지만 어찌 그리스 진품과 비견이 되겠는가?

왜냐하면 그리스의 이상 지향성의 저변에는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들이 함께한 이상성의 내용미와 고도한 미적 수준과 감각의 형식미가 합쳐서 창출된 그리스의 조각이다.

초기 로마는 당시 그리스의 이상적인 선진 문화를 모방, 계승했었으나, 점차 다(多)민족의 제국으로 변모, 이질 민족성의 혼합미감과 물질 풍요를 추구하는 현실지향성 때문에 그리스와는 다르게 변용될 수밖에 없었다.

명화 로마의 휴일에서 명우 오드리 햅번 공주와 평기자 그레고리 펙이 처음 만나서 동전을 던져 재회의 기대가 이뤄진다는 트레비 분수의 넵툰신 등 2천개소 분수에 그리스의 신들을 계승한 로마의 신상이 즐비하지만 냉냉한 이미지이다. 따라서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은 그 메시지가 다르며. 그러한 이질적 미감으로는 그리스 이미지를 표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리스조각은 위대한 헬레니즘 문화의 원천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대표적인 정신문화 유산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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