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제조업의 위기
울산제조업의 위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10.13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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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제조업 기반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2012년 당시 전년 대비 6.5%의 증가세를 보였던 제조업생산이 지난해는 마이너스 2.1%를 기록했다. 금년 들어서도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울산지역 수출도 2012년부터 뚜렷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수출 실적이 전년대비 4.2%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는 5.9%나 감소했다. 올해도 2/4분기에 반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는 감소 추세다. 선박 수출이 가장 크게 줄었고 유류 및 화학제품은 물론 전자부품도 감소하는 모양 세다. 최근에는 울산지역 수출을 이끌어 왔던 자동차마저 수출 증가세가 크게 떨어져 우려를 더하고 있다.

울산지역 내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다. 2012년, 전년대비 4.2% 증가세를 보였던 백화점판매액이 지난해는 1.9%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는 감소폭이 점차 더 커지고 있다. 대형마트도 지난해 4/4분기부터 판매액이 줄기 시작하더니 올해도 감소 추세는 여전하다. 지역 신용카드 사용액도 지난해 4/4분기부터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기업의 생산 활동이 늘어날 것인지 줄어들 것인지를 예측하는 경제지표로 기업의 설비투자 활동을 들 수 있다. 울산지역 기업들의 설비투자 관련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들어 시설기계류 수입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설기계류 수입 실적은 2012년은 전년대비 25.4%, 지난해는 19% 증가했다. 내수용 자본재 수입실적도 비슷한 양상이다. 지난해 2/4분기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1/4분기와 2/4분기에는 폭이 더 커졌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3대 제조업종의 상황을 살펴봐도 걱정스럽긴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4분기에 1조1037억원의 영업 손실을 봤다.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이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악화는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저가 수주를 했던 게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거기다 해양 플랜트 부문의 실적 부진도 한몫 했다.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너무 많은 물량을 수주했고, 기술 부족 등으로 제때에 인도하지 못해 큰 손실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노조 문제까지 발생했다. 그러다보니 3/4분기에도 영업 손실이 1천7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자동차의 2/4분기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2조872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보다 13.3%나 줄었다. 2/4분기 매출액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9% 감소한 22조7526억원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6.9%나 줄어 2조3499억원에 그쳤다. 석유화학의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업황도 마찬가지다. 지난 2/4분기에 503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아로마틱 제품 값이 떨어지면서 화학사업 수익성이 하락해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천453억원, 전 분기 대비 2천760억원이 감소했다. 매출액도 전 분기에 비해 3천843억원이나 줄었다.

울산지역의 경제지표와 전국 경제지표를 비교해 보면 우리 쪽 경제상황이 더 좋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울산의 산업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울산은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제조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에 경기가 불황이면 경제지표가 전국에 비해서 더 좋지 않게 나온다. 특히 제조업이 부진할 경우 서비스산업이 완충작용을 해야 하는 데 울산은 서비스산업의 기반이 취약해 그러한 효과를 누릴 수 없다. 울산의 산업구조 조정은 이제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산업구조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라 울산경제도 큰 파고에 부딪칠 것이다.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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