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디서든 ‘안불망위’ 자세 가져야
언제 어디서든 ‘안불망위’ 자세 가져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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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不忘危(안불망위)! ‘편안한 때에도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 라는 뜻으로, 안정 또는 안전한 상태를 이루고 있을 때에도 마음을 놓지 않고 항상 스스로 경계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다. 이는<주역>에서 유래되었는데, 주역의 ‘계사전(繫辭傳)’하편에 “그러므로 군자는 태평할 때에도 위기를 잊지 않고, 순탄할 때에도 멸망을 잊지 않으며, 잘 다스려지고 있을 때에도 혼란을 잊지 않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내 몸을 보전할 수 있고, 가정과 나라를 보전할 수 있다(是故君子安而不忘危, 存而不忘亡, 治而不忘亂. 是以身安而國家可保也)”라고 하였다.

이는 태평한 시기에도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위기와 어려움에 대비하여 이를 예방하도록 힘써야 한다는 뜻이다.

‘安不忘危’에서 ‘安’은‘安全(안전)’한 상태를 의미하는데, 이것은 여자가 집안에 있고, 왕이 백성을 떠받치고 있을 때 안전한 상태가 됨을 나타낸다. 기업활동에서도 경영자가 되었건 관리자가 되었건 생산담당자가 되었건 간에 자기의 역할을 충실해야함은 물론이다.

이는 사람 뿐 아니라 사업장에서의 각종 설비에도 적용이 된다. 크레인, 프레스 등의 위험기계·기구의 각종 안전장치를 비롯한 부품 등의 구성요소들이 각자 제 위치에서 자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토록 해야 만이 안전이 확보됨을 포함한다. 이렇게 사람이든 설비든 간에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할 때, 위험한 상태(危: 언덕아래 앉아 있는 사람 위에서 바위가 굴러 떨어지려하는 위태로운 상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안전한 사업장 나아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에는 비교적 안전한 상태를 이루고 있을 때에도 결코 마음을 놓지 않고 항상 경계하고 졸지 않으며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해야하는 것이 필수인 것이다.

최근 독도와 관련된 주변국의 도발을 볼 때에도 우리는 安不忘危를 실감하지 않는가! 이와 관련된 우리의 역사적 교훈을 한 가지 살펴보자.

과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에 율곡 이이(李珥)는 10만 양병설(養兵說)을 주장했으나, 조선사회는 이미 약 200년간의 오랜 평화 속에서 지배계층인 양반의 편당(偏黨), 정치기강의 해이, 전세제(田稅制)의 문란 등 여러 폐단으로 인심이 동요되어 있었다.

이렇게 당시 조선은 安不忘危를 하지 못한 결과, 국토가 황폐화되고 백성은 도탄에 빠졌으며 정치·경제·문화·사회·사상 등 각 방면에 걸쳐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반면, 일본은 조선침략의 결과로 금속활자에 의한 인쇄술을 처음으로 도입하게 되었고 포로로 잡아간 도자기 기술자에 의해 획기적으로 요업(窯業)을 일으키게 되었다. 이후 이 도자기무역 등을 통해 네델란드 상인에 의한 서구문물을 활발히 받아들임으로 일본근대화의 기폭제가 되었다.

역사에서‘만약’이란 말은 의미가 없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시계를 되돌려 당시 10만 양병설(養兵說)을 받아들임으로 安不忘危하는 자세를 조선사회가 보였다면 지금의 우리 환경은 보다 훨씬 더 나은 상태가 되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한편 사업장에 있어서의 위태로움(위험)을 대비하지 못한 결과로 나타나는 산업재해는 불안전한 상태와 불안전한 행동에 의해 발생한다.

이 재해의 직접적 원인인 불안전한 상태는 안전장치가 없는 기계기구의 상태 등을 의미하며, 불안전한 행동은 그러한 기계·기구를 사용하는 근로자의 행동 등을 말한다. 가령 요즘 여름휴가철을 맞아, 타이어 공기압이 적절하지 못한 자동차를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자동차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공기압이 적절하지 못한 타이어의 상태가 불안전한 상태이며,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운전자의 행동이 불안전한 행동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불안전한 행동이 재해 원인의 96%를 차지한다. 따라서 재해예방의 초점을 불안전한 행동을 막는 데에 맞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설비의 안전화, 직원의 복지개선, 안전교육의 실시 등을 통해 불안전행동의 배후요인이 되는 환경적, 생리적, 심리적 요인들을 제거해 나가는 노력을 통해서 산업재해를 줄일 수 있다.

산업도시인 우리 울산이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크게 발전해 나가기를 원한다면, 그 구성원인 우리 각자가 가정이나 사업장 내에 어디에 위치하든 제 역할을 충실히 다하고, 언제 어디서든지 반드시 安不忘危하는 자세를 가져야한다.

/ 배광호 차장 한국산업안전공단 울산지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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