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실업팀 창단이 울산체육 도약의 관건
혁신도시 공공기관 실업팀 창단 주문할 것”
“대학실업팀 창단이 울산체육 도약의 관건
혁신도시 공공기관 실업팀 창단 주문할 것”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4.09.3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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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득 울산시체육회 사무처장… 돈 주고 선수 데리고 오는 것보다 발굴·육성하는 게 더 중요하다
 

“아무리 학교체육을 활성화해도 그 뒤 이어지지 않으면 헛일이다. 대학 팀이나 실업팀들이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울산 선수들이 초·중·고 때 금메달을 따면 다른 곳에서 돈을 싸 들고 와 그 선수들을 뽑아 가 버린다. 그러니 선수층이 얇아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전국 체전에서 하위권을 맴도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울산시 체육회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이냐고 묻자 김헌득 사무처장(사진)은 ‘연계 체육’을 강조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인천 아시안 게임에 다녀 온 그를 시 체육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연계 체육을 위한 방안이 있나.

“중구 혁신도시에 공공기관들이 들어온다. 울산으로선 실업팀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석유공사 같은 곳은 한해 예산만해도 수천억원이다.”

그들이 선뜻 응 하겠나.

“지역기여 차원에서 팀을 창단하도록 설득할 예정이다. 시장님과도 이미 어느 정도 이야기가 돼 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 참가한 울산 선수들의 성적은.

“선수 33명과 임원 1명을 합해 34명이 갔다. 최근까지 성적은 싸이클과 배드민턴에서 각각 금메달을 1개씩 땄다. 양궁과 레슬링에서 1~2개 더 딸 것으로 예상한다. 금메달 5~6개 정도는 될 것이다.”

그는 아시안 게임을 보고 요즘 선수들은 ‘헝그리 정신’이 없다고 했다. 장거리 달리기, 복싱, 역도, 육상 등 어렵고 힘든 소위 3D 종목은 피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쉽게 하고 돈 버는 것’을 택하는 경향이 짙다고 했다. 어느 종목이든 금메달만 따면 국가가 지급하는 포상금은 같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육상과 수영에만 각각 금메달이 53개, 47개 등 모두 100개가 걸려 있다는 게 김 처장의 설명이다. 이런 종목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아시안 게임에서 종합 순위 1, 2위를 바라볼 수 있다고 했다.

아시안 게임을 보고 뭘 생각했나.

“세태가 많이 변했다. 옛날같이 국위선양을 위해 힘든 종목을 악착같이 하지 않더라. 쉬운 종목에서 메달 따고 국가로부터 포상 받는데 신경 쓰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는 최근 국내적으로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국가적 아픔을 치유하고 그것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10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준비는 잘 돼 가고 있나.

“지난 겨울부터 대표선수 730여명이 훈련에 돌입해 있다. 그 동안 열심히 훈련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일부 종목에서 선수층이 얇은 게 문제다.”

지난해 전국체전 성적을 묻자 그는 광역시 규모와 성적이 비례한다고 했다. 우리보다 인구가 많은 광주광역시가 지난해 14위를 했고 울산이 15위를 차지했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세종시를 제외하면 울산시가 전국에서 꼴찌인 셈이다.

‘만년 꼴찌’로 머물 건가.

“예산만 많이 주면 얼마든지 성적 올릴 수 있다(웃음). 돈 주고 좋은 선수 스카웃해 오면 지금보다 등수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고사리 손’을 키워 훌륭한 선수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10~20년 뒤를 바라보며 기초를 다져야 울산 체육에 미래가 생긴다.”

구체적인 정책은 없나.

“1인 1기 스포츠 운동을 기획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를 통해 지역사회에 스포츠를 생활화시켜야 한다. 특히 럭비, 수상스키, 조정, 행글라이더 등 비인기 종목의 저변 확대가 필요하다. 시장님도 건강행복도시를 시정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지 않나.”

갖출 시설들이 많을 텐데.

“실내 사이클을 위해 벨로드, 100m·250m클레이 사격장, 실내 볼링장, 실내 아이스 링크 등이 필요하다. 김 시장께서 실내 체육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데 이런 시설을 갖추자고 건의할 생각이다.”

김 처장은 한나라당 울산시당 사무처장, 1~3대 시의원을 거쳤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는 현 김기현 시장의 선거캠프에 있었다. 시 체육회 사무처장 자리를 두고 몇몇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지난 8월28일 전격 발탁됐다.

보은(報恩) 인사란 말도 있다.

“전혀 그렇지 않다. 12년 동안 시 체육회 이사를 했다. 8년 동안 축구협회장도 맡았다. 김철욱 전 시의장과 지금의 생활체육회를 처음 만들었다. 또 오동식 처장 시절에는 체육회 예산편성 때마다 옆에서 거들었다. 시장님이 고심 끝에 결정하신 걸로 알고 있다.”

임원진들을 쇄신해야 한다는 말도 있는데.

“공감한다. 하지만 인사를 인위적으로 하는 건 옳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정리 될 것이다. 얼마 전 변양섭 부회장 같은 분은 ‘이제 오래 했으니 물러나자’며 사표를 제출했다.”

시민 체육대회가 ‘선수들만의 잔치’라는 지적이 있다.

“시민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민체육대회를 산업축제와 병행하는 것을 고려하는 중이다. 또 엘리트 체육대회, 생활체육대회, 장애인 체육대회를 함께 개최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체육행정 투명성 확보는.

“물건 하나 사는데도 모두 입찰이다. 예산집행은 전부 카드로 하고 입금은 통장으로 한다. 체육회 산하에 50여개 가맹단체들이 있는데 회장들이 고생 많이 한다. 시 체육회 예산은 대부분 선수 쪽에 들어간다. 그러니 연맹 운영자금은 모두 회장들이 내야 한다. ‘체육 마피아’란 이제 옛말이다.”

하고 싶은 말은.

“시 체육회에 부회장과 이사를 합해 임원만 60여명이다. 단합이 필요하다. 내부에서 삐걱대면 아무것도 안 된다. 울산은 젊고 건강한 도시다. 1인 1스포츠를 전개해 행복하고 밝은 도시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 또 울산 체육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글=정종식·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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