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회-8. 사비성에 뜬 달(2)
83회-8. 사비성에 뜬 달(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3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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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백제의 무령왕이 일본 게이타이 천황에게 오경박사 단양이를 파견하면서 보낸 별도의 서한에서 기문국을 치는 데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게이타이 천황은 무령왕의 동생이라는 말이 다라국에까지 들렸다.

그 사실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무령왕이 왜의 병력을 끌어들여 가라국(대가야)를 물리치고 섬진강 일대를 차지하기 위해서였다.

백제의 요청으로 500명의 병사를 거느리고 대사(하동 일대)에 진출한 왜국의 모노노베노 무라지(物部連)는 가라에게 패하여 백제로 도망가서 생명을 부지하였다.

백제의 노력으로 아라국(함안)에 일본부라는 왜신관을 개설하고 왜와의 업무 연락을 하게 되었다. 진수라니가 왜사신들과 처음으로 대면한 것은 왜 사신들이 다라의 우수한 철정 교역을 주선하기를 희망한다며 야철지를 찾아왔을 때였다.

그것을 계기로 진수라니는 왜사신들과 친분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백제에 의해서 아라국에 보내져서 그곳에서 아라국의 무역·외교기관에서 직무를 보게 된 왜인 출신들이, 백제의 국익보다 아라국과 같은 가야 세력의 이익을 더 챙기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게 되었다. 그것으로 인해서 백제의 분노를 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진수라니는 왜사신들을 때문에 백제가 계속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을 부왕께 사뢰었다.

“전하, 이미 우리에게도 다녀간 적이 있는 왜사신들의 문제로 백제와 아라국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사옵니다. 남부여 성왕이 아라 왜신관의 왜사신을 관리하면서 회의를 소집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왜사신들이 백제보다는 그들이 머물고 있는 아라국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심지어 아라국왕의 뜻에 따라 신라와 호의적인 관계를 펼치고 백제와 신라의 침입을 막는 중재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왜사신들의 이러한 행동에 분노한 백제의 성왕이 이 왜사신들의 본국 송환을 왜국 측에 계속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으로 소자는 알고 있사옵니다. 그러니 그들과의 관계를 보다 신중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사옵니다.”

진수라니의 말을 들은 부왕은 한참 동안 그 문제를 생각한 뒤 입을 열었다.

“그들의 일에 우리가 반응을 보일 필요은 없다. 우리가 호불호를 나타낼 때 자칫 어느 한쪽에 반감을 사는 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왜사신들을 이용해야 될 때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부왕의 말에 수긍해서 진수라니는 한발 물러서서 왜사신들의 행동과 주변국과의 관계를 주시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 왜사신들의 반백제적 친신라적 활동이 더 노골적으로 펼쳐지고 있었다. 진수라니는 이들의 조삼모사한 행동이 가야 여러 나라 사이에 관계를 이간시키고 관련 국가에 폐해를 야기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 대신들을 정전에 불렀다.

글=이충호/그림=황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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