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의 자산, 영어를 위하여!
무형의 자산, 영어를 위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24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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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머리하러 와서 더마힐(Dermaheal) 샴푸 주문했는데, 찾으러 오기로 한 날, 제가 없으니 앞집에서 찾아가라고 영어로 좀 적어주세요”

이웃에 사는 한 미용실 원장님의 이야기다. 이렇듯 외국인과의 접촉은 이제 우리 사회생활의 일부가 됐다. 길에서 만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우리 옆집에 강아지 키우며 사는 외국인도 있다. 태화강 산책길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도 적지 않다.

영어는 한때 배운 사람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그럼에도 그 영어가 제 구실을 못했다. 어렵게 배운 문법, 시험위주의 영어공부는 외국인을 만난 현장에선 말 한마디 못하는 바보(?)로 만들곤 했다. 근데 이젠 많이 달라졌다. 요즘 학생들은 영어를 잘한다. 다양하게 현장 영어를 익힌 덕택이다. EBS 방송, 영어연극, 영어뮤지컬, 영어회화 동아리 등 실질적인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이 한 둘이 아니다. 이런 곳에서 실력이 쟁쟁한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니 수준이 올라간 건 뻔하다.

영어가 국제어란 이야기는 이제 진부해 졌다. 울산에 외국어고등학교도 있고, 외국으로 어학연수나 유학을 가는 학생이 부지기수다. 온 가족이 해외여행을 나가기도 한다. 반대로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취업을 하고, 회사를 차리고 상당수는 한국인과 결혼해 산다. 울산만 해도 등록된 외국인 수가 2012년 기준 2만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영어로 소통을 한다.

개그 프로그램 중에 ‘불편해’ 라는 코너가 있었다. 영어로 소통하지 않으면 점점 불편해지는 세상이란 게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이었다. 이제 사람들이 패키지 해외여행을 가서 그냥 따라만 다니는 것에는 만족하지 못한다. 자신의 능력으로 외국인들과 대화하고 함께 지내야 짜릿하다고 생각한다. 인터넷도 영어기반이다. 영어를 알면 혜택이 많다. 영어사이트는 공짜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챙길 수 있다. 영어를 하면 외국인과 소통이 편해져 친구 되기가 쉽다. 외국인끼리 친구 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단순한 개인의 사귐을 떠나 국가 대 국가의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실력은 취업에도 유리하다.

앞으로 필자가 하고 싶은 일은 좀 더 많은 나라를 여행하는 것이다. 업무상으로든지 단순한 관광이든지, 우리나라를 넘어 더 많은 것을 보고 싶고 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나이가 들수록 배짱은 더 두둑해지는 것 같다. 짧은 밑천이지만 그나마 쌓아둔 영어실력 덕택이다. 영어가 좀 딸려도 주눅 들지 않고 외국인과 천연덕스럽게 너스레를 떨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은 또 다른 자신감을 낳는다. 외국인을 보면 괜히 친근감이 든다. 그리고 글로벌시대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그래서 비장한 마음의 각오를 다시 하곤 한다. ‘오늘은 아침출근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에 깔아둔 ‘EBS 라디오, 반디’를 열어 영어를 한마디 들어봐야지’

국민 모두가 다 영어를 잘 할 필요는 없겠지만, 자유로움과 편함,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 소통할 정도의 영어 실력은 필요하다.

앞으로 우리 자녀들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영어로 소통가능한 각 분야의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하게 될 것이다. 중국어가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고 해도 영어의 위력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자원이 부족하고 땅이 좁은 나라, 우리의 미래는 기술과 외국어 능력에 달려 있다. 우리의 좋은 것을 알리고, 우리의 기술을 팔고, 외국의 좋은 것을 벤치마킹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어, 특히 영어가 필요하다. 젊은 세대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원용 외국어교육협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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