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외국인안심마을 사업예산 샌다
울산 외국인안심마을 사업예산 샌다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9.23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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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협회장, 지원 핑계 협약은행 간판 제작 '논란'
▲ 남구 야음장생포동 '외국인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 추진협의회가 사업비로 지역 금융기관들의 홍보용 현판을 제작해 비난을 사고 있다. 사진은 추진협의회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남울산새마을금고. 김미선 기자

울산 남구 야음장생포동 외국인 안심마을 만들기 사업예산 일부가 지역 금융기관 홍보에 사용된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업 추진협의회 회장이 해당 금융기관장으로 확인되면서 외국인 지원을 핑계로 공공 사업비로 홍보 효과를 챙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3일 남구에 따르면 야음장생포동 ‘안심마을만들기’ 추진협의회는 최근 지역 금융기관과 외국인의 해외송금 수수료 할인, 예금금리 우대 등 혜택을 제공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대상 금융기관은 남울산새마을금고, 경남은행 야음동지점, NH농협은행 대현지점 등 3곳이다.

추진협의회는 412만원을 들여 이들 금융기관에 이같은 혜택을 알리는 현판을 제작해주고 있다.

추진협의회는 애초 ‘주민들과 외국인이 참여하는 안전인프라를 구축’을 목적으로 5천만원(시비 2천500만원, 구비 2천500만원)을 지원받았다. 외국인 지원과 지역 치안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 사업비다.

하지만 협의회는 금융기관이 ‘손님’인 외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스스로 제작해야 하는 현판을 대신 만들어 주는 데 쓴 것이다. ‘외국인 생활편의지원 협약’을 명목으로 내세웠지만 금융기관을 제외한 다른 기관과의 협약 계획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업 추진협의회 윤대의 회장이 남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밝혀지면서 일각에서는 “제 돈 안들이고 손님 끌어들이겠다는 꼼수”라는 지적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이 사업은 오는 11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예산 지원이 지난 7월로 늦춰진 상황을 감안해도 이미 사업기간은 절반을 넘어선 현재 시점의 예산 집행은 1천500여만원, 30%에 불과하다.

이날 추진협의회가 야음장생포동 외국인 업주 10여명을 대상으로 마련한 사업 설명 간담회는 그동안 사업을 알리지 않고 폐쇄적으로 진행했다는 방증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업은 외국인과 주민들 사이의 위화감을 해소하는 데 집중돼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울산시와 남구는 소모성 행사에 예산을 지원하기 힘들다는 입장만 고수했다. 400여만원을 들여 방범초소를 리모델링하는 등 눈에 띄는 사업에만 치중했다. 외국인과 함께 한 행사라고는 지난달 말 고래바다여행 크루즈선 탑승이 전부다.

남구 관계자는 “처음하는 사업이라 내용적인 부분에서 미숙한 점이 많다”며 “전체 사업을 점검하고 남은 예산은 내실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설명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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