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젊음의 거리’에 필요한 것
중구 ‘젊음의 거리’에 필요한 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23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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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무엇이 가치 있는 삶인가’ 라는 생각이 무겁게 다가오곤 한다.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말이어서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다.

세상이 낙원이라면 가치 있는 삶을 쫓을 필요도, 성찰을 해야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미래는 너무 불확실하고 혼돈스럽다. 이러한 혼돈의 시대일수록 자기를 낮추고 냉철하게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말 자기의 성찰을 전제로 원하는 삶을 살았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울산에서 ‘가장 행복한 거리’가 있었다. 1980~90년대 불야성을 이뤘던 거리, 중구 성남동 지금의 젊음의 거리가 바로 그곳이다. 그 거리의 ‘젊음’을 계절에 비유한다면 신록의 계절,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 5월쯤 됐을 것이다.

그랬던 거리가 언제부터인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었다. 하지만 요즘 그 거리가 ‘젊음’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다.

옛 명성을 다시 찾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젊음이 숨 쉬고,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거리가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젊음 그 자체를 맘껏 즐길 수 있고 춤과 끼를 맘껏 발산 할 수 있는 공간 또는 공연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젊음의 거리엔 그런 공간이 갖춰져 있지 않다.

얼마 전 성남동 중부소방서가 혁신도시로 이전했다. 그런데 119안전센터가 남아 있을 것이란 이야기가 일부에서 들린다. 필자에겐 매우 유감스러운 말이다. 물론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소방서를 없애는 게 아쉬운 측면도 없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번 시설을 구축하고 나면 다시 허물기가 어렵다. 중구 상권 중심에 관공서가 다시 들어서면 이전과 달라질 건 별로 없다. 그 동안 젊음의 거리에 있는 많은 상인들은 이곳이 새로 개발돼 상권 활성화에 보탬이 되길 기대해왔다. 때문에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이곳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소방서가 떠난 자리에 춤과 끼를 발산할 수 있는 공간 또는 공연장을 시설할 필요가 있다. 지상이든 지하든 젊음의 거리 쉼터와 연결돼 누구나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만남의 공간이 마련돼야 한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거리나 도시에 가면 반드시 나름대로의 특징이 있다. 무엇보다 거리 시설이 지역 이미지를 좌우한다. 젊음의 거리도 그래야 한다. 하지만 ‘젊음의 거리’ 도로 바닥은 90년대 수준이다. 따라서 깨끗하고 편안함을 주는 바닥과 젊음의 심장이 뛸 수 있는 화려한 조명을 설비할 필요가 있다. 부산 광복동 부평깡통시장에 가보면 화려한 조명이 눈부실 정도다. 그 덕택에 그 곳은 연말 최고의 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 거리 설비 하나가 그 만큼 중요하다.

중구 성남동 젊음의거리가 역동적이고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거리로 거듭 태어나려면 ‘젊음’이란 단어에 걸맞게 도로포장과 인테리어를 다시 시공해야 한다. 지금 상태로 가면 현상유지에 그칠 뿐 더 이상의 발전은 어려울지 모른다.

젊음의 거리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때로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때로는 내 집처럼 편안함과 안락함을 줄 수 있어야 이 거리가 ‘추억 속의 거리’로 되살아 날 수 있을 것이다. 존경하는 어느 분의 자서전 제목처럼 ‘힘차게 흘러가고 뜨겁게 포옹’하는 그런 거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또 젊음의 거리에 필요한 성공비결은 ‘젊음’이며 그것은 변화를 위한 노력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이재열 중구상인연합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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