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회-7. 배신과 응징(2)
74회-7. 배신과 응징(2)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17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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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뻔한 일이 아니가. 진수라니 왕에 대한 성주의 개인적 감정에서 비롯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네 살 때 폐위되어 쫓겨나는 왕비를 따라 졸마국으로 갔다고 하지 않았던가…….’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상수위 아사비는 어전에 나아갔다. 어전엔 진수라니가 왕좌에 홀로 앉아 있었다. 진수라니왕은 야철지 습격 사건 이후의 일은 아직 진언 받지 못한 채 야철지의 습격 사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인들의 약탈 사건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다시 다라국의 가장 중요한 산업시설인 야철지가 습격을 당했다는 것은 왕으로서는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야철지를 경비하는 병력이 있고 바로 옆에 산성까지 쌓아 밤낮으로 야철지를 지키도록 하였는데 야철지가 외부병력의 습격을 당했다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다.

병력의 경계를 뚫고 야철지를 습격한 것은 필시 자신이 왕위에 오른 것에 대한 반감의 표시며 다라국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행위가 분명해 보였다. 그러나 노골적인 도발을 행한 자가 자신의 동생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전하, 방금 전령이 전하는 바로는 야로 야철지를 습격하고 달아나던 그 무리들이 다시 망산성을 공격하고 성문을 불태웠다고 합니다.”

상수위는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으로 사실을 고했다.

“뭐라고, 놈들이 물러나면서 다시 망산성을 공격했다고? 대체 그 무리들의 정체가 뭐란 말인가?”

왕의 음성이 격앙되었다.

“전하-.”

상수위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멈칫거렸다.

“망설이지 말고 어서 속 시원히 말해 보아라.”

“차마 말씀드리기엔 불충한 일이오나 이번 일의 소행은 졸마국 졸야산성 성주의 소행으로 여겨지옵나이다.”

상수위 아사비는 말을 하면서도 자신의 말이 듣기에 따라서는 불경하게 들릴 것 같아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졸야성의 성주라니, 그게 무슨 말인가?”

왕은 놀란 눈으로 상수위를 쏘아보았다.

“그들이 야철지에 남기고 간 흔적도 그러합니다만 망산성 안으로 쏘아 보낸 그 화살촉들이 야로 야철장에 만든 것으로 몇 해 전에 졸마국왕의 사절단이 구입해간 그 화살인 것 같다는 말을 전령이 전하고 갔사옵니다.”

“설마 그럴 리가 있겠나? 졸야산성의 성주라면 나의 아우가 아닌가? 비록 네 살의 어린 나이로 폐위된 왕비와 함께 쫓겨났지만 그것이 벌써 4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지 않았나. 지금 와서 그가 나에게 무슨 원한이 있다고 새삼스레 그런 행동을 한단 말인가? 나로서는 차마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왕은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상수위를 바라보았다.

“전하, 신(臣)도 그렇게 믿고 싶사옵니다만, 망산성의 성주의 짓이란 것이 그들의 이상한 행동에서도 드러나고 있사옵니다.”

글=이충호/ 그림=황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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