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역과 태화강역
울산역과 태화강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1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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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역은 2010년 11월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서 영업을 개시했다. 하지만 아직도 역세권 개발은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울산역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4천여명이다. 설계 당시 하루 평균 이용객이 1만700명이라고 예측했던 것을 훨씬 웃돈다.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에는 2만1천여명이 이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울산역 이용객수가 마냥 증가할 것으로 보면 오산이다. 진행중인 동해남부선복선전철화 공사가 완료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예정대로 2018년에 완공되면 태화강역 또는 신설되는 송정역에서 신경주역까지는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동구와 북구 주민은 물론 중구와 남구 주민 일부와 울주군 청량면, 온양읍, 온산읍, 서생면 지역 주민들은 경부고속철도를 이용하기 위해 울산역을 거칠 필요가 없다. 남창역, 덕하역, 태화강역, 효문역, 송정역 등에서 신경주역으로 가서 환승하는 편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울산역 이용객이 상당 부분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태화강역은 경부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울산역이라는 역명을 내줘야 했다. 현재는 태화강역 하루 평균 이용객이 3천300여명 남짓이니 항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동해남부선 복선전철화 사업이 완료되면 상황은 뒤바뀔 수 있다. 부산까지는 광역철도망이 구축돼 울산에서 부산으로 가는 여객수요가 크게 늘어난다.

또 2018년 완공 예정인 포항~삼척 구간의 동해중부선이 개통되면 동해안 영덕, 울진, 삼척, 동해, 강릉, 속초 등으로 가는 여객도 태화강역을 이용하게 된다.

뿐만 아니다. 남과 북을 연결하는 동해북부선 제진~감호 구간이 2007년 시험운행을 마친 상태이다.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동해선은 북한 구간의 경원선과 함북선에 연결돼 중국, 러시아로도 이어진다. 대륙횡단 철도와 연결하면 유럽까지도 이어진다. 그 중요성은 한계를 설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태화강역의 규모도 얼마나 더 커질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확대된 규모만큼이나 위상도 달라질 것이다. 언젠가는 울산역이라는 역명을 되찾아 오는 날이 있을 것이다.

향후 울산역 이용객이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은 민간기업들이 울산역 역세권에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세권개발 계획을 추진하는 관계자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대목이다.

경부고속철도 울산역 개설은 시민들의 숙원이었다. 그러니 신설역에 서둘러 ‘울산역’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이다.

아직 울산시민들은 울산역을 그냥 ‘울산역’이라 부르는데 익숙하지 않다. ‘KTX울산역’이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이는 바뀐 울산역명이 어색하다는 뜻이다. 어쩌면 역명을 빼앗긴 태화강역에 대한 연민일지도 모른다.

울산역은 원래 중구 학성동에 있었다. 그래서 시민들은 지금도 학산동에 있는 시장을 ‘구역전시장’이라 부른다. 도심철도 이설 사업으로 지금의 자리로 옮겨 간 것이 1992년이었다. 그리고 18년만에 역명을 내줘야 했다.

울산역은 오랫동안 울산의 관문이었다. 젊은이들이 이곳에서 청운의 꿈을 품고 대처로 나가기도 했고 입영열차를 타기도 했다. 반대로 공업단지개발기에는 울산드림을 안은 젊은이들이 이곳을 거쳤다. 이곳에서 하차한 다홍치마 새댁도 있었다. 시민들이 새 역을 그냥 ‘울산역’이라 쉽게 부르지 못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강귀일 취재1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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