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태화강공원 ‘무늬만 편의시설’
울산 태화강공원 ‘무늬만 편의시설’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9.1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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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이관에 시설관리 엉망
정전에 개수대 고장 수두룩
불편신고 안내번호도 없어
시민들 인근 카페 등 이용
▲ 태화강 일대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공중화장실(왼쪽). 또 다른 화장실의 고장나 개수대(오른쪽 위)와 인근 화장실 밖에 수리 후 방치되고 있는 변기(아래).

울산시가 최근 태화강관리단을 축소·통폐합한 가운데 태화강 일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화창한 가을 날씨 덕에 많은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태화강 산책로.

지난 15일 밤 중구 삼호교 인근 자전거연습장 공중화장실은 불빛 하나 없이 깜깜했다. 어두운 화장실 안에서 형광등 스위치를 아무리 눌러봤지만 소용 없었다. 화장실 안팎 전체 전기가 아예 공급되지 않았다.

화장실에 들어온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희미한 불빛을 이리저리 비춰보다 무섭다며 밖으로 달아나기도 했다.

한 시민은 “추석 연휴 전에도 불이 안 들어왔었다”며 “이 근처에는 화장실도 따로 없어서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날 중구와 남구의 태화강 주변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둘러본 결과는 참담했다. 화장실 안 세면대가 고장나 청소용 수도꼭지에 호스로 연결한 곳도 있었다. 화장실 밖 개수대 수도꼭지는 물이 나오지 않거나 잠기지 않는 등 3개 중 1개 꼴로 고장난 상태였다. 수리를 하고 뜯겨진 변기는 화장실 출입구 인근에 나뒹굴고 있었다.

화장실 안에는 흔한 점검표나 불편 신고 전화번호를 안내하는 스티커 한장도 붙어있지 않았다.

태화강을 찾는 시민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화장실을 비롯해 개수대, 음수대 정도가 전부다. 하지만 이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은 인근 카페 등 상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16일 울산시에 따르면 최근 태화강 일대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은 기존 14명에서 5명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최근 태화강을 전담해 관리해오던 태화강관리단이 통·폐합된 데 따른 결과다. 시설물·전기·수목 등을 담당하는 직원 9명이 줄어들다보니 다른 직원들의 업무 부담은 늘어난 상태.

울산시는 인원 감축으로 인한 관리 소홀에 대해 인정한다고 밝혔다. 특히 중구 자전거연습장 인근 공중화장실에 대해서는 “최근 집중호우 때 누전이 발생해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리를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개수대 등 시설물을 점검하고 빠른 시일 내에 고쳐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며 “불편 신고 번호를 안내하는 방안 등도 논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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