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청은 서비스 하는 곳, 민원인에 감동 줄 수 있어야’
‘지원청은 서비스 하는 곳, 민원인에 감동 줄 수 있어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16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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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홍 강북교육지원청 교육장
“상위권 학력이 울산교육의 당면과제라고 생각
하지만 건강해야 공부도 잘 할 수 있다”
그는 고2때 육상선수생활을 시작해 대학교 2학년 때 국가대표선수로 선발됐다. 당시 그의 기록은 100m 10.8초. 하지만 그의 주 종목은 10종 경기다. 한국 신기록을 3번 수립했다. 대학 졸업 후 모교인 학성고 체육교사로 있으면서 전국체전 10종 경기에 출전해 2번 금메달을 땄다. 육상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과 합쳐 전국체전에서 모두 3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81년 학성고 재직 시 교사와 제자가 함께 전국체전에 출전해 나란히 금메달을 획득한 사실은 당시 지역사회에 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85년 경남체고로 떠난 뒤 93년 ‘컴백’하기까지 8년 동안 그는 타향살이를 거쳤다. 지난 1일 울산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장에서 강북교육지원청으로 자리를 옮긴 이채홍(60·사진) 교육장을 만나봤다.

지난 달 25일 실시된 시교육청 인사를 ‘교육청 사상 최대 인사’라고 한다. 최근 불거진 학교시설단 비리와 연관성이 있나.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 정기 인사다. 교육감이 재선됐으니 그에 따른 인력 재배치라고 봐주면 좋겠다.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이번에 자리를 옮긴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시설단 비리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들이다. 새로운 이미지로 일하자는 정도의 의미는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취임한지 열흘 이상 지났다. 업무 파악은 됐나. 뭐부터 해야겠다고 생각하는가.

추석연휴가 있어서 업무보고를 아직 다 받지 못했다. 지원청은 서비스 하는 곳이다. 민원인들에게 ‘안 된다’는 말 하면 안 된다. 일단 최대한 알아보고 사후에 연락하겠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민원인들에게 그 경위를 일일이 설명해 주는 게 옳다. 취임식에서 직원들에게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라”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향은.

인성교육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학생, 학부모, 교육청이 서로 삐걱대면 안 된다. 학력신장도 필요하다. 전에는 강남에 비해 학력이 떨어졌으나 지금은 상승 중이다. 별 차이가 없다. 학력이 뒷받침돼야 혁신도시로의 인구유입도 늘어날 것이다. 외지인들이 혁신도시로 이주하길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학력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학력을 향상시켜 혁신도시 이주민들이 울산에 정착하도록 하겠다. 하지만 이 모든 밑바탕에는 체력이 깔려 있다. 건강해야 공부도 잘 할 것 아닌가.

본청에 가려 지원청의 업무영역에 한계가 있다는데.

본청, 지원청 역할이 따로 있다. 본청 계획에 따라 일을 완결하는 게 지원청이 하는 일이다. 물론 지원청 자체적으로 해야 할 일도 있다. 그런 분야는 주도적으로 밀고 나가겠다. 그러나 양 쪽이 엇박자 내면 안 된다.

평소 직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운동했던 사람이다. 주위의 눈치 보지 않는다. 내 할 일 만 했다.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교육감에게 주위에서 들리는 소리를 전달한 게 그렇게 와전된 모양이다. 열심히 일하는 분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했을 뿐이다. 그렇잖아도 지원청으로 발령 내면서 교육감이 연락했더라. “거기 가서도 뚝심 있게 일하라”고 했다.

생활 좌우명은 없나.

만남에는 4 종류가 있다. 비린내 나는 만남은 애당초 잘못된 것이고 지우개 같은 만남은 쉽게 잊혀 지기 때문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꽃 같은 만남은 한 순간 아부로 끝나기 때문에 있으나 마나 한 것이다. 손수건 같은 만남이 가장 바람직하다. 항상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언제든지 깔고 앉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시설단 일부가 지원청으로 이관됐다. 어떻게 운용할 것인가.

예산집행 등 큰 골격은 여전히 본청에서 한다. 이관된 것은 일선 학교 등에서 긴급히 필요한 것을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정도다. 직원들이 깨끗하게 열심히 일하지만 가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내가 책임진다. 하지만 향응이나 금전은 어떤 경우에도 안 된다. 직원들에게 업자들과는 “만나지도 말라”고 했다.

일부 학교장들은 아직도 권위적이란 비판을 받는다.

학교장들은 직원들과 소통해야 한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가끔 밥도 사면서 학교장이 먼저 도와줘야 한다. 몸을 낮추고 들어가면 상대방은 순순히 따르기 마련이다. 이전에는 일부 권위적인 사람도 없진 않았지만 거의 퇴임했다고 생각한다.

학교장들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젊은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타당하다면 당연히 수용해야 한다. 그들과 소통해야 학교발전이 있다. 그리고 어떤 문제든 공감해야 한다. 요즘 교장들은 대부분 컴퓨터 1,2급 자격증 정도는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꽉 막혀 있진 않을 것이다.

시교육청은 순환 보직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채택하고 있다. 대부분 3~4년을 주기로 순환한다. 본청과 지원청, 일선 학교 간 인사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울산 교육발전을 위해 무엇이 꼭 필요하다고 보나.

학력 상위권 비중을 높여야 한다. 중간층은 이미 전국 최고 수준에 진입해 있다. 상위권 비중이 높아야 다른 곳에서 봤을 때 매력적이다. 중구 혁신도시로 옮겨오는 직원들이 아이들을 이쪽으로 전학시키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그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까지 인재가 밖으로 많이 빠져 나갔다. 이제 역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글=정종식 기자·사진=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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