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무환’ 슬기로운 재난대처를
‘유비무환’ 슬기로운 재난대처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14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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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지성 집중호우로 울주군과 부산지역에 물폭탄이 떨어지는 것처럼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울주군 서생지역은 2시간 동안 131.5㎜의 장대비가 쏟아져 도로 유실, 제방 붕괴, 주택 및 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많았다. 부산지역의 경우 지하철 일부 구간이 침수돼 운행이 중단됐고 산사태로 인한 토사유입으로 배수로가 막히고 대형 공사장 인근 마을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다행히 남구는 일부 지역이 침수됐지만 큰 피해 없이 지나갔다.

‘집중호우’는 짧은 시간,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현상을 말한다. 즉 시간과 공간적 집중성이 매우 강한 비를 의미하는데 집중호우에 대한 통일된 정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한 시간에 30㎜ 이상, 하루에 80㎜ 이상 내리거나 연 강수량의 10%에 상당한 비가 하루에 내리는 경우를 가리킨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같은 집중호우 형태의 강수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제 더 이상 ‘장마’가 여름비를 대표하기 힘들어진 만큼 집중호우로 인한 심각한 비 피해가 더 걱정되는 상황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로 인한 재난이 대형화·복합화 되면서 선제적 예방과 근원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예방·대비와 관련된 모든 포커스를 ‘안전’에 집중하고 유관기관과 지역자율방재단 등 ‘민·관 협업’을 통한 체계적인 재난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풍수해 대비기간(5.15~10.15)’을 정해 상습 침수구역, 낡은 건물과 담장, 공사장, 배수로, 급경사지 등 재해취약지역 예찰활동을 강화하고 산사태 취약지 현장 조사, 다중이용시설물 및 재난취약가구의 안전점검을 실시해 사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재난 예방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 관심이 없다면 선제적·근원적 예방은 이뤄지기 어렵다. 주민들은 자연재난 대비 국민행동요령을 숙지하고 TV 등 언론매체의 기상예보에 따라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주의보가 예상되면 하천 주변에 주차해놓은 차량은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취약한 곳이 없는지 살펴 침수와 강풍 등의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집 주변 배수구와 빗물받이 등을 점검하고 우수구 덮개를 제거해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하며 상습 침수구역 주민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피 장소와 비상연락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또 물이 집 안으로 흘러드는 것을 막기 위한 모래주머니 등을 준비하거나 관할 동 주민센터에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형 공사장의 경우, 집중호우에 대비해 공사 현장의 절개지가 붕괴되거나 토사 등이 유실되지 않도록 자체 안전대책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과 한 순간의 방심이 안전 불감증을 확산시키고 나와 지역사회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재난 앞에서는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으며 재난이 어디서 어떻게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사전 예방과 대비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다.

‘거안사위(居安思危)’란 고사성어가 있다. 편안하게 지낼 때도 항상 위기를 생각하며 대비하라는 뜻이다. 이와 비슷한 말로 우리가 잘 아는 ‘유비무환(有備無患)’이 있다. 자연재해는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거안사위(居安思危)’,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으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김해윤 남구 안전총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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