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말투 동요로 순화
거친말투 동요로 순화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09.1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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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명 아이들 돌봄… 합창대회 다수 수상
 

“노래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어요.”

권태숙 이삭지역아동센터 대표(53·여·사진)는 22년째 울산 북구 신천동에서 지역의 어려운 아동들의 돌보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곳에는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 혼자 키우는 아동, 부모와의 연락두절로 조부모 손에서 자라는 아이들, 기초생활수급자녀 등 모두 25명의 초등학생들이 권 대표의 돌봄을 받고 있다.

권 대표는 아동센터 전신인 선교원을 1992년에 북구 신천동에 세웠다. 당시 아이들 2명을 데리고 시작한 선교원 활동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유치원정도의 역할밖에 할 수가 없었다.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1998년 IMF 위기가 닥치면서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이 급속도로 늘었다.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감당할 수 없어 2008년부터 지역아동센터로 명칭을 변경했다. 아동센터로 등록하면 지원금이 나온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아이들을 좀 더 윤택한 환경에서 돌볼 수 있겠다는 기대도 잠시 구청에서 나오는 지원금 월 400만원으로는 운영하기란 역부족이었다.

센터를 꾸려나가기 위해 권 대표는 올해 2월부터 ‘행복한 밥상’이라는 식당을 센터 바로 윗층에 문을 열었다.

수익금은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사용한다.

아이들은 방과 후 아동센터에서 다양한 교육을 받고, 문화체험활동을 한다. 노래도 그 중 하나다.

처음 합창을 시작한 계기는 아이들의 거친 말투 때문이라고 했다.

권태숙 대표는 “아이들이 툭하면 욕을 했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아 제대로 가르치는 사람이 없어 더욱 삐뚤게 행동하는 얘들이 많았다. 이런 아이들에게 계도하기 위해 노래를 해보자고 제안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관심없던 아이들이 노래를 열심히 하면 예쁜 드레스를 입고 멋진 무대에 설 수 있다고 하니 그제서야 몇명이 참여하겠다고 나섰다”고 했다.

권 대표는 합창을 하며 아이들이 변하는 모습을 직접 옆에서 지켜봤다.

그는 “욕을 했던 아이들은 이제는 동요를 흥얼거린다”며 “합창대회에서 상위권에 올라 지원금도 여러번 받았다. 그 덕에 아이들은 자신감을 얻었고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권태숙 대표는 “지역의 메세나 후원이나 여러 단체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아이들을 돌보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며 “그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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