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유형에 대한 논고(論考)
직장인 유형에 대한 논고(論考)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9.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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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시작은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삶에 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누군가는 여전히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그 분야에서 계속해 성장해 간다. 그것은 지능이나 환경의 차이가 아니라 자율성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다. 라이커블 로컬의 최고경영자인 데이브 커펜(Dave Kerpen)이 말한 ‘성공하는 사람과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의 16가지 차이점’에서도 변화의 수용 여부와 즐거움과 분노의 차이 등 자율성을 강조한다.

가장 좋은 인격자는 자기 자신을 알고 겸손하게 처신하는 사람이고, 가장 부지런한 사람은 늘 일하는 사람이며, 가장 훌륭한 삶을 산 사람은 살아 있을 때보다 죽었을 때 이름이 빛나는 사람이다. 그리고 게으른 사람에겐 돈이 따르지 않고, 변명하는 사람에겐 발전이 따르지 않는다. 거짓말하는 사람에겐 희망이 따르지 않고 간사한 사람에겐 친구가 따르지 않는다. 자기만 생각하는 사람에겐 사랑이 따르지 않고 비교하는 사람에겐 만족이 따르지 않는다고 한다.

발전과 만족을 원하는 직장인과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자율성과 함께 자주 인용되는 이론이 ‘멍·똑·부·게 분류학’이다. 멍부란 멍청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을, 멍게란 멍청하면서 게으른 사람을, 똑부는 똑똑하면서 부지런한 사람을, 똑게는 똑똑하면서 게으른 사람을 지칭한다.

먼저 ‘똑게’는 똑똑하지만 게을러서 다른 조직원들과 같이 성장하며 발전한다. 엉덩이가 무겁다 보니 야단 쳐도 이직하지 않는 유형으로 인간적이며 사람냄새가 난다. 일의 본질과 전후를 정확히 알되 아는 체하지 않고, 동료나 부하들이 지혜를 발휘할 수 있도록 주변에 도움을 주는 타입이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이런 사람들이 조직의 리더로 성장해야 한다.

‘똑부’는 똑똑하고 부지런 하지만 자기의 발전만 추구한다. 이는 참 피곤한 인간상이다. 엉덩이가 가벼워 조건이 좋은 곳으로 직장을 자주 옮기는 타입이다. 소수이긴 하지만 조금은 완벽하기에 부담스럽다. ‘멍게’는 멍청한데다 게을러서 금방 티가 난다. 회피 대상으로 바로 솎아내어도 조직에 피해가 없다. 똑똑하지 못한 이가 어쩌다 지휘봉을 잡았다면, 그의 타입은 여기에 속한다. 눈만 깜박거리고 있어도 절반은 하는 것이라 착각한다. 똑게와 외형은 비슷하나 핵심은 주변 사람에게 훼방꾼이 되어 조직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멍부’는 멍청한데 부지런만 해서 조직 및 조직원들 모두를 막장으로 몰고 간다. 조직에 있어서는 절대 안 되는 암적인 존재이다. 멍부를 골라내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자기 자신도 자기가 멍청한지 모르며, 게다가 멍청한 사람이 부지런만 해서 위에서도 멍청한지 판단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멍청하고 부지런한 멍부에는 약이 없다. 그의 부지런함은 필시 멍청함을 가리기 위함이요, 주변을 혼란하게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조직을 위험에 빠뜨린다. 직장 등에서 먼 길을 동행하거나, 장거리 레이서를 하려면 경영자나 관리자 입장에서 부하직원의 정확한 구분이 필수적이다. 조직세계에 이로운 순서(주관적 입장)로 나열하자면 똑게, 똑부, 멍게, 멍부 순이다.

한편 여러 유형의 리더십 가운데 ‘서번트(servant) 리더십(leadership)’이란 게 있다. 서번트는 하인, 종, 공복 등을 뜻하며, 리더가 하인처럼 역할을 바꾼다는 뜻이다. 조직원들을 위해 몸을 낮추고 그들을 돕는 리더인 셈이다. 서번트 리더십은 똑게 타입으로 이해하면 옳을 것 같다. 똑똑한 이는 자신을 내세우는 대신 조직과 조직원을 위해 하인처럼 몸을 낮춘다. 언행(言行)은 물론 마음까지다.

<신영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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