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인듯 카페아닌 카페같은 곳’
제주도식 돔베고기·근고기 전문점
쫄깃·고소 제주의 참맛 “혼저옵서예”
‘카페인듯 카페아닌 카페같은 곳’
제주도식 돔베고기·근고기 전문점
쫄깃·고소 제주의 참맛 “혼저옵서예”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4.08.3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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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동 ‘제주고기카페 어멍’
▲ 제주도에서는 두툼한 ‘근고기’를 바로 올려 구워먹는것이 특징이다.

제주도의 향토먹거리라면 옥돔, 은갈치, 자리돔 같은 해산물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돼지고기도 빼놓을 수 없는 제주도 대표 먹거리다.

제주도 민가에서 돼지는 중요한 가축이었다. 화산섬인 제주도의 토양에 돼지를 사육하면서 얻어지는 돝거름은 농사에 매우 유용했다. 그래서 집집마다 돼지는 반드시 키워야 하는 가축이었다.

그런 배경에서 돼지고기 음식문화는 자연스럽게 발달했다. 제주도 잔치는 돼지고기 잔치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이나 장례의 손님상에는 돼지고기가 주를 이룬다. 결혼잔치는 돼지를 잡으면서 시작된다.

▲ ‘돔베고기’ 정식 상차림.

잔치상에는 삶은 돼지고기가 오른다. 삶은 돼지고기를 상품화 한 것이 ‘돔베고기’다. ‘돔베’는 제주방언으로 도마라는 뜻이다. 삶은 돼지고기를 ‘돔베’에 놓고 썰어서 그대로 상에 내놓는 것을 ‘돔베고기’라 부른다.

제주도 사람들은 예로부터 돼지고기를 껍데기 째로 먹었다. 그래서 삼겹살에 껍데기가 붙어 있는 것을 특별히 제주오겹살이라고도 부른다.

돼지고기 구이도 방식이 달랐다. 육지부에서는 얇게 썬 삼겹살을 철판에 펴서 굽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도에서는 두툼하게 토막 낸 돼지고기를 일단 숯불에 굽고 나중에 먹기 좋을 만한 크기로 자른다. 그것을 제주도에서는 ‘근고기’라고 한다.

울산에도 제주도 ‘돔베고기’와 ‘근고기’ 전문점이 있다. 중구 태화동 태화강변 ‘십리대밭 먹거리 단지’ 20-1호점, ‘제주고기카페 어멍’이라는 간판을 걸고 있는 집이 있다.

‘어멍’은 ‘어머니’의 제주 방언이다. 제주도 출신인 주인장이 연 가게다. 돼지고기는 제주도에서 엄선해 공수한다.

▲ 카페 분위기로 꾸며져 있는 ‘제주고기카페 어멍’

돔베고기 정식은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청국장, 김치찌개가 나온다. 돔베고기는 멜젓에 찍어 먹는다.

근고기는 ‘한라산 한근’, ‘산방산 반근’이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오겹살과 목살이 함께 나온다. 또 ‘우도 갈매기살’, ‘성산포 항정살’, ‘섭지코지 소세지’라는 메뉴도 있다. 제주도 지명을 붙여 향토성을 강조한 것이다.

또 ‘이어도 해물라면’이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라면도 손님들에게 인기가 있는 메뉴다.

손님들은 주로 점심에는 돔베고기, 저녁에는 근고기를 주문한다. 제주도산 소주, ‘한라산’도 준비돼 있다.

가게는 카페 분위기로 꾸며져 있다. 주인장은 “태화강변을 찾는 시민들에게 카페 분위기가 나는 가게에서 돼지고기를 드시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가게 창 밖으로 태화강과 대숲이 펼쳐져 있다. 강건너로는 삼호산도 보인다. 봄철 강변에 만발하는 벚꽃은 덤이다.

글·사진= 강귀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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