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비용이 가장 싸게 먹힌다’
‘예방비용이 가장 싸게 먹힌다’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4.08.26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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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에도 안전방제센터 건립 급선무 석유공단 ‘노후화’란 말 적합지 않아”

울산공장장 문대인 협의회장

울산시 공장장협의회가 발족된 지 42년을 맞았다. 오랜 세월이다. 하지만 그 동안 주로 친목에 치중해 왔다. 세월호 사건이후 부터 협의회의 활동이 정보교류, 대외업무협력 등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그 중 으뜸은 안전에 대한 정보교류다. 어느 한 쪽의 안전사고는 다른 업체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그 일환으로 안전방제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시 공장장 협의회 문대인(사진· 코오롱 인더스트리 부사장)회장을 만나봤다.

-울산 공장장 협의회는 언제 발족됐나.

1972년 석유화학단지 내 몇 개 공장과 당시 대한석유공사, 삼양사를 주축으로 발족됐다. 그 때는 지금처럼 정보교류, 대외협력업무보다 주로 친목 쪽에 비중을 뒀다.



-산하에 4개 산업단지별 공장장 협의회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가입된 공장 숫자는.

석유화학공단 , 여천공단 , 용현공단 , 온산 공단 , 외국투자기업 등 총 102개 업체가 가입해 있다. 그 중 광역시 공장장 협의회에 가입된 곳은 51개사다.



-협의회가 2005년 전환기를 맞았다고 하는데.

2005년 5월 울산건설플랜트 노조가 파업했을 때다. 그 때까지 각 공장은 개인 플레이를 했다. 그러다보니 플랜트 노조가 파업을 해도 어디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몰랐다. 노조가 서울에서 민주노총과 합류하려고 했을 때 공장장들이 모여 그들과 타협해 상경을 막았다. 그 전까지 공장장 협의회가 주로 친목에 목적을 뒀다면 그 때부터 실질적인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공장장들은 대부분 이공계 출신이다. 개성이 강한 사람들인데 어렵지 않나.

이쪽 사람들은 의외로 단순하다. 쉽게 말해 잔머리 굴리지 않는다. 또 참석하도록 노력한다. 모여야 의견을 개진하고 친화를 도모할 것 아닌가. 협의회 소속 공장장들은 참석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잘 안다.



-어떤 이익이 있나.

지난 5월 듀폰, 바스파, 바크, 스틸로쥬션,스타일로 코리아 등 외국투자 기업 공장장들이 SK 울산공장에서 울산지역 공장장, 안전 관련 간부·실무진들을 모아 놓고 파트별로 맡아 하루 8시간 동안 안전 교육을 실시했다. 이건 대단한 일이다.



-어째서 대단한가.

전에는 자신들의 노하우를 외부에 드러내지 않았다. 지금은 자신들의 안전문화를 다른 공장에 전수해 주고 있다.



-외국투자기업들의 안전문화가 그렇게 높은가.

그들의 안전시스템을 10점 만점에 7~8로 잡으면 국내 톱 기업들은 6점 정도 된다. 일반적인 중소기업은 3~4점 정도에 불과하다. 안전에 관한한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그로부터 배운 게 있는가.

‘안전 방담(safety talk)’이다. 그들은 무슨 일을 시작하기 전 반드시 2~3분 동안 안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예를 들어 임원들이 회의에 들어가기 전 ‘오늘 출근하다보니 계단이 매우 가파르던데 고칠 방법이 없겠는가’ 하는 식이다. 그것을 본 따 올해부터 코오롱 산하 31개 제조사가 ‘안전 방담’을 실시하고 있다.



-5월 행사로 끝냈나.

아니다. 정례화 하기로 했다. 2개월에 한번 씩 모여 안전문회에 대한 교육을 받고 있다. 우리 스스로 필요에 의해 실시하기 때문에 정부기관에서 시행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공장장들은 매월 한 번씩 안전 특별활동을 한다. 전에는 드러내지 않던 정보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문제해결 모범 사례로부터 배우는 게 많다. 이걸 본받아 노동부가 주관해 현장 실무진을 대상으로 외국투자기업 공장장들이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협의회에 소속된 공장들은 대부분 석유화학 계통이다. 이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물론 이들에겐 안전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건 안전문화 정착이다. 말로만 ‘안전 안전’ 해봤자 소용없다. 꾸준히 습관화해야 한다. 따라서 직원들 정신교육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업 다운(위에서부터 솔선수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의 안전은 ‘업 다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장들이 노후화 되지 않았나.

‘노후화’란 단어는 적합하지 않다. 공장을 건설한 지 오래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설 자체가 노후화된 건 아니다. 그 때마다 새로 교체하고 개선하고 설비했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어떻게 공장이 돌아가겠나.



-석유화학공단 안에 있는 배관시설을 개선이 큰 이슈라는데.

지하에 매설돼 있는 배관을 지상으로 올리는 문제다. 검토 중인데 사업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 주저하고 있는 상태다. 석유공단이 처음 설립될 때 묻었던 배관이 도면상에 나타나 있는 것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는 게 문제다. 개인적으로 국가가 나서 석유공단시설 고도화 사업(RUPI 사업)을 하는 게 공단 안전에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울산대와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하는데. 주요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안전방제센터를 설립하는 것이다. 전남 여수에는 전문가와 교수 등으로 구성된 센터가 이미 건립돼 있다. 예를 들어 땅 속에 묻혀 있는 배관이나 전기시설 등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지 않는가. 그럴 때 전문가들의 진단이 필요하다.



-정부기관에 요청할 수도 있지 않나.

공공기관에 요청하면 절차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대학과 우리가 함께 설립하면 필요할 때마다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쉽게 안전을 진단받을 수 있는 기구가 있어 좋고 대학은 기업이란 수요가 있어 좋을 것이다.



-요즘 화두는 안전이다. 울산공단 지역 안전을 위해 정부나 지자체에 할 말은.

공단에서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통합지휘체계(콘터럴 타워;control tower)가 필요하다. 세월호 사고에서 잘 보지 않았나. 사건처리보다 각 기관으로 보고하다 일을 더 그르쳤다. 석유화학공단도 마찬가지다. 사고 조사, 언론발표, 대민홍보를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물론 소방방재청 등이 있긴 하지만 세월호 사건에서 보듯이 막상 일이 터지면 여러 기관들이 한꺼번에 나선다. 그러면 중구난방이 돼 책임회피에 급급해 진다.



-앞으로 협의회 활동을 어디에 중점을 둘 건가.

안전 문화 구축을 위해 노력 할 것이다. 예방 비용이 가장 싸게 먹힌다. 일이 터지고 나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그러면서도 기업 이미지만 크게 손상된다. 우리 주변에서 품질 시스템(ISO)을 모른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안전 시스템(KOSHA)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게 문제다. 공장장협의회가 이런 문화 개선에 앞장설 것이다.

글 정종식·사진 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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