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마을 리뉴얼 프로젝트
신화마을 리뉴얼 프로젝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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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마을이 지금의 벽화마을로 탈바꿈하게 된 것은 2010년 ‘고래를 찾는 자전거’란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김영로 영화감독이 남구청에 신화마을에 벽화지원을 요청하면서 부터다.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배경이 된 벽화를 보려고 전국적으로 관람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남구청이 적극적으로 신화마을에 벽화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과 같은 모습이 된 건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는다. 또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뉴딜정책의 일환으로 미술작가들에게 일자리 나눔을 지원하고자 시행한 공공미술 사업에도 포함돼 지금의 신화벽화마을이 탄생하게 됐다.

신화마을 길은 전체 지도를 보면 마치 큰 나무기둥 하나에 양 갈래로 가지가 난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도로를 타원으로 두르는 경사진 마을로 구성되어 있어 양쪽에서 마을로 진입하기에 편리하다. 길목마다 테마별로 설치미술과 그림이 가득하여 서양화 골목, 동양화 골목, 시화의 골목, 명화의 골목, 착시의 골목, 동심의 골목, 음악의 골목, 암각화의 골목, 신화의 골목(아가스카) 등 다양한 이름으로 골목 담벼락이 저마다 마을 자체 미술 전시실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지역적 특성을 담아 ‘고래’라는 소재가 전체 벽화에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다른 지역의 벽화와 차별화를 이뤄 타 지역 관광객들에게 울산지역의 상징성을 다시 한 번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신화마을보다 먼저 공공미술프로젝트에 참여한바 있는 필자는 신화마을이 앞으로 나아갈 바에 대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먼저 신화마을 벽화의 보존문제가 시급히 거론되어야 한다. 신화마을 벽화를 자세히 보면 곳곳에 균열이 생겼고 심지어 페인트가 떨어져 나간 곳도 있다. 잘못 갈무리하면 하면 오히려 흉물이 될 수 있는 것이 공공미술이다. 또한 공공미술은 미완성작품이라는 관점에서 최소한 3년마다 수리를 해야 한다. 그리고 수리 과정에서 혹 주민들의 참여 없이 전문가에 의해 제작된 공공미술일지라도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예술가에게는 제작과정의 변화, 지역주민들에게는 의식의 변화, 관람객에게는 소통의 변화 등 항상 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또 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살려면 지역주민과 예술가의 협업, 그리고 관청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현재 신화마을에는 벽화 앞에 주차를 해 벽화를 볼 수 없는 경우가 잦다. 또 조형물 앞의 쓰레기더미 등은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보다 넓은 공용주차장과 지역주민의 의식개선을 위한 관계기관의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신화마을 리뉴얼 프로젝트는 외고산 옹기마을, 장생포 고래특구 등과 연계돼 관광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이웃 부산 감천문화마을의 경우, 관람객이 많을 경우 하루 1천명이 넘으며 까페와 음식점, 갤러리, 체험공간 등이 있어 감성이 넘치는 공간으로 지역 경제발전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신화마을의 경우 현장 관람객에게 ‘조용히 구경하고 가라’는 문구-밤에 야간작업을 하고 낮에 자는 주민들을 위하여-가 오히려 관람객이 마음껏 볼 수 있는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보면 벽화만 보고나면 나머지 볼거리가 없는 셈이다. 때문에 이웃 장생포 고래특구, 외고산 옹기마을 등과 연계하면 매우 매력적인 관광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일은 관람객들이 소비하고 새로운 생동감 넘치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신화마을만의 특색 있는 리뉴얼프로젝트를 개발하는 것이다.

<김갑수 대현고 교사·교육부 교육과정 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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