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기
두 마리 토끼 한꺼번에 잡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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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말경부터 한반도로 일찍 찾아든 더위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인한 변화이며, 우리나라도 점차 기후가 아열대 기후로 바뀌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 수년간 수집한 데이터상으로도 매년 기후가 변하고 있어 사람들도 이제 이 말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가 부족했던 장마가 끝난 뒤 무덥고 건조한 7월을 보내면서 목마른 대지가 애타게 비를 기다릴 때 태풍이 오기를 은근히 바랬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는 태풍하나 한반도를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8월초 태풍 나크리가 한 반도를 지나면서 다소 비를 뿌렸다. 뒤이어 태풍 할롱이 국지적으로 많은 비를 내리고 지나간 뒤, 열대성 저기압이 계속해 북상하면서 여러 날 큰비를 뿌려 남부 지방의 물 갈증은 해결됐지만, 산사태와 도심도로에 ‘싱크홀’과 ‘포트홀’ 등이 생겨 이로 인한 재해도 많았다. 그러나 절기는 어김없이 찾아들어 말복과 입추가 8월 초순에 같은 날 겹치더니 아침 기온이 뚝 떨어져 벌써 초가을 정취를 느끼게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폭우 다음날 출퇴근길에 본 황토색의 태화강물이 황금색처럼 느껴졌다. 아마 사연댐과 대곡댐의 저수율이 바닥을 보여 수십억원어치의 낙동강 물을 울산이 구매했기 때문에 물에 대한 경제적인 계산이 어느새 마음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기후학자들은 한반도가 미래에 심각한 물 부족 국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물은 크게 식수를 포함한 생활용수, 산업용수, 농업용수 그리고 기타(의약용등)등으로 나누어진다. 우리가 필요한 담수는 빗물과 눈 또는 빙하가 녹은 물, 지하수, 지표수(강물 등) 그리고 해수의 담수화 처리로 얻는다. 지하수는 부존자원처럼 양이 유한하고, 바닷물은 담수화 처리를 하는데 많은 돈이 든다. 그래서 비가 계곡과 강으로 흐르는 물을 바다에 닿기 전에 댐을 쌓아 가두어 놓고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물을 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댐을 쌓으면 환경적인 변화가 수반된다. 환경과 생태계보존의 명분하에 환경단체 등이 댐 건설을 반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물을 이용하는 시설을 하는 것은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투자이다. 물 부족 사태가 오기 전에 국토의 모든 물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한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란 어렵다. 환경과 생태계를 보존하면서 대량의 물을 얻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둑 격언 중에 ‘아생후살타(我生後殺他)’란 말이 있다. ‘내가 살고 난 뒤에 남을 공격하라’라는 뜻이다. 무엇이 대의인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각해보고 수긍하고 지지하는 것이 작은 목적에 집착해 반대하는 것 보다 옳지 않을까.

국토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지역이기주의, 실향민 문제, 개인의 생존권문제, 안전문제, 생태계 변화, 환경변화 등 많은 문제들을 국가는 한꺼번에 원만히 해결하고 싶을 것이다.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싶은 포수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역변화에 의해 고향을 떠나야 할 사람들도,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사업을 해야 할 국가도 대의를 우선 생각하면서 토끼몰이를 해야 하지 않을까. 국토 개발 과정에서 예상되는 여러 문제들이 긍정적인 힘으로 집결돼 원만히 해결되고 국가가 역동성을 다시 찾는 미래가 오기를 기대한다.

<서태일 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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