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夕과 나눔文化 실천
秋夕과 나눔文化 실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8.1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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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만에 가장 이르다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 날은 햇곡식과 햇과일 등의 음식을 장만해 오늘의 나를 존재하게 한 조상님들의 음덕을 기리는 뜻 깊은 날이다. 또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던 도시민들이 오랜만에 부모형제들과 만나 그동안 살아온 나날들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가족관계를 새삼 확인하는 날이기도 하다. 따라서 추석은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용어인 셈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가윗날만 같아라’는 속담은 가윗날처럼 잘 먹고 잘 입고 놀고만 살았으면 하는 것을 원하는 말이다. 이 옛 속담은 8월 한가위의 풍요를 말해주기보다는 8월 한가위를 뺀 날들의 고독을 더 실감나게 말해주고 있다.

매년 맞는 추석명절이지만 이 날만 되면 쓸쓸하고 외로운 사람들이 있다. 홀로사는 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다문화가정, 새터민, 사회복지시설 거주자 등이다. 물론 정부기관이나 시민단체 등에서 이들을 위로하고 위문품을 나눠주기는 하지만 부족한 게 사실이고 위문품 보다 더 절실한 것이 ‘정(情)’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동행세상(同幸世上) 구현을 위해 이번 추석에는 ‘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을 찾아보고 부족한 곳간 채우기에 동참하는 나눔의 문화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푸드마켓은 식품·생필품 등을 기부 받아 필요한 기초생활수급자가 직접 방문하여 원하는 식품을 직접 선택하는 이용자 중심의 상설 무료 마켓 슈퍼마켓 형태의 식품나눔 공간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회원제로 운영하며, 푸드뱅크는 기업체나 도소매점, 음식점, 개인 등에게 대량 기부받은 식품 등을 복지관 등을 방문하여 일괄 배분하는 형태로 운영한다.

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은 2009년도에 문을 열었다. 수혜자가 직접 수급식품을 선택하는 방식의 광역푸드마켓을 울산시는 저소득 소외계층이 생활에 꼭 필요한 기부식품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푸드마켓 매장을 설치하여 본격적인 운영을 하고있다. 남구 신정동 울산시청 옆편에 설치된 나눔푸드마켓은 149.15㎡의 면적에 기부물품 진열장을 비롯한 냉동·냉장설비, 소규모 포장작업장, 이용자 대기실 등을 갖추고 있다.

사단법인 마이코즈가 위탁받아 운영하는 나눔푸드마켓은 기존 푸드뱅크와는 달리 기부 받은 식품 및 생활품 등을 편의점 형태로 진열하고 이용대상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하여 필요한 물품을 무상으로 골라가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용 대상자들은 긴급지원대상자, 기초생활수급자 , 차상위계층, 조손·소년소녀 가장세대 등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4개구(울주군 제외)의 추천을 받아 약 400여명을 선정, 이들에게 회원증을 발급하였으며, 향후 기부물품 등 후원자 발굴 추이를 보아 가면서 점차 늘려 나갈 계획이다.

매장 운영시간은 평일(화, 수, 목, 금)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월요일은 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하여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울산광역시 나눔푸드마켓의 성공적인 정착과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부식품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 단체, 기업체 등의 지속적인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아무쪼록 국민가수 이효리가 만들어 낸 노란봉투 물결 같은 나비효과를 기대한다. 불볕더위의 끝자락이 심술을 부리는 요즘 나보다 어려운 이웃을 잠시라도 돌아보는 여유를 가짐으로써 마음은 한층 더 풍성한 한가위 보름달처럼 높고 밝고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자.

<신영조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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