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정국불안, 경제난의 중심부에 유가폭등이 자리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국내 정유사의 판매 자세부터 비난 받아 마땅하다. 비싸게 공급할 때는 국제유가 탓으로 돌리고 값이 하락했을 땐 ‘기존물량을 고유가 당시 구매’했음을 핑계 삼는 정유사의 행태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 작금의 유류가격 불합리는 국내 정유사에서 부터 시작됐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의 본선 인도가격은 7월 첫째 주에 배럴당 145.70달러에서 셋째 주에 137.30달러로 하락, 8.40달러(약 5.8%)가 내렸지만 국내 정유사의 7월 정유 공급가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유가가 폭등할 때 ‘한 몫’챙기고자 하는 일부 지역 주유소들의 얄팍한 상술도 서민경제를 어렵게 하기엔 마찬가지다. 7월 첫째 주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가는 리터당 1779.71원 이었다가 둘째 주 들어 1823.11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이때 지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첫째 주 1902.94원, 둘째 주 1915.52원, 셋째 주 1944.66으로 매주 대폭적인 가격인상을 기록했었다.
국제유가, 정유사 공급가격 인상을 빌미로 가격을 임의적으로 책정하는 지역 주유소들의 작태는 민생생차원에서 척결해야 할 문제다. 국내 유가 가격경쟁체계는 보장하되 적정 유가수준을 항시 국민들에게 알려주는 제도도 이참에 마련해야 한다.
평상시라 할지라도 필요할 경우, 가격통제도 가능케 하는 법적장치가 고려돼야 한다. 정유사는 국제유가를 문제 삼고, 주유소는 정유사를 물고 늘어지는 ‘사행성 게임장’같은 유류 유통체계를 개혁, 재정립할 때가 됐다.
/ 정종식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