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0~30년뒤 수소경제 시대 열릴 것
“향후 20~30년뒤 수소경제 시대 열릴 것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4.08.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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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에 못 미치는 부분,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해야”

한국수소산업협회 이치윤 회장

수소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 중 크기가 가장 작기 때문에 종이, 유리는 물론이고 우리 몸도 통과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몸속의 유해 요소인 활성산소와 수소를 결합시키면 암, 고혈압, 당뇨병 등 고질적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의학계가 수소에 주목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수소의 가치는 청정 에너지원이란 점이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를 열처리하면 이산화탄소(CO²)가 발생해 지구온난화의 한 요소가 된다. 하지만 석유화학공정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촉매 층에 통과시켜 고질(高質)의 수소를 만들면 물만 나온다. 최고의 청정에너지원인 셈이다. 때문에 지금 전 세계가 ‘수소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수소산업협회 이치윤 (사진· (주)덕양 사장)회장을 만나봤다.

-세계가 수소 개발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수소를 얻을 수 있는 대상이 무궁무진하다. 물, 공기, 탄화계통 등에서 무진장으로 추출할 수 있다. 또 수소는 공해가 전혀 없는 천연에너지원이다. 예를 들어 중질유를 정제해 고급 휘발유를 만들 때 수소를 사용하면 지금처럼 이산화탄소(CO²)가 배출되는 대신 물만 나온다. 대기오염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 방법이다.

-선진국의 수소 연구, 개발은 현재 어느 정도까지 와 있나.

일본 도요다는 당장 내년부터 연간 수소 자동차 10만대를 생산한다.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는 이야기다. 현대차가 1천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라고 할 수 있다. 2030~50년 사이에 수소경제 시대가 도래 할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이 경제시대를 여는 초입이 될 것이다.

-우리 수소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미진한 부분도 있고 어느 정도 따라 잡은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연료전지판(스텍)의 용량이나 규모는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포스코가 대용량의 스텍을 개발하고 있지만 선진국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자동차의 경우 현대차가 만드는 투산 수소차는 약 1억5천만원이다. 반면에 일본 도요다는 약 6천만원이다. 똑 같이 출시했을 경우 일본차를 사지 않겠나.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수소가 앞으로 주로 쓰일 곳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반도체 공정 열처리 등 이다. 그 중에서도 발전소와 자동차에 많이 쓰일 것이다. 온산 지역에 이미 소규모 수소발전소를 이용한 ‘수소타운’이 있다. 현대차도 2025년까지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라인을 갖추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중질유를 고급휘발유로 정제할 때 주로 쓴다.

-수소시대를 맞아 울산이 할 일은.

“수소자동차 연구소가 필요하다. 울산에 대규모 자동차 생산시설이 있는데 수소기술 개발·연구기관들은 대부분 서울, 경기, 포항, 대전 등에 집중돼 있다. 지역에 있는 대학과 산업체, 그리고 에너지 기관이 연결되면 다른 지역 못지않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얼마 전 정부가 수 조원을 투자해 수소자동차를 연구·개발하겠다고 했다. 이대로 놔두면 주도권을 경기 화성, 서울 마곡 등에 뺏길 수 있다. 세계 규모의 자동차 공장을 가지고 있는 울산에 그런 연구소가 있어야 한다”

-주식회사 덕양이 수소 제조·유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60% 정도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해 공급하는 건 전국 중소기업에서 처음이다. 태광산업, 한화에너지 삼성BPI 등에서 나오는 수소를 구입해 질을 높인 뒤 SK, 삼성전자, 하이스코, 현대제철 등에 판매한다. 전국적으로 약 100개 정도의 업체와 연결돼 있다.

- 덕양이 얼마 전 액화탄산 공장을 건립했는데.

이산화탄소(CO²)를 이용해 고급 플라스틱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다른 곳에서 생산되는 CO²를 주로 구입해 왔다. 이제부터 외부에서 구입도 하고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앞으로 덕양이 해야 할 일은.

보다 효율적으로 수소를 저장하고 이동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앞으로 생길 수소자동차 주유소(station), 수소발전소, 자동차·반도체 공장에 수소를 안전하게 공급하려면 이런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도 필요하지 않은가.

수소연료전지 사업단이 있었는데 10년 쯤 지속되다 중단됐다. 국가가 수소 인프라 구축, 연구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수소 자동차가 공급되려면 수소 주유소가 필요한데 한 곳 설립하는데 약 30억원이 필요하다. 국가지원이 없으면 엄두조차 못 낸다. 초기에는 주유소 부지구입 등에 재정지원이 필요하다. 울산시가 이번에 미래창조사업단을 발족했다. 수소 관련 사업이 이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미 수소포럼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수소산업협회가 해야 할 일은.

수소의 저장, 생산, 유통, 안전 관리에 대한 정책을 준비하는 연구소가 필요하다. 또 이 연구소를 통해 국가에 대형과제를 제시하고 관련시설을 유치하는 데 협회가 참여해야 한다. 수소협회 회비만으론 협회가 존속되기 어렵다. 지자체나 국가로부터 지속적으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협회가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야 한다.

-대기업이 수소시장을 장악하는 일은 없겠는가.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수소사업은 자본이 크게 필요하다. 메가와트급 수소발전소를 짓는데 수천억원이 들어간다. 포스코 에너지의 경우 컨소시엄을 형성해 수천억원으로 이미 공장을 짓고 있다. 울산이 서두르지 않으면 다른 도시에 ‘수소시대’를 뺏긴다. 지자체와 수소산업협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이유다. 울산시는 이미 이런 정책을 입안한 걸로 알고 있다.

-하고싶은 말은.

현대차의 경우, 수소자동차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협력업체가 전국적으로 300여개나 된다. 물론 상당수는 울산지역에 있다. 이들을 육성하면 일자리 창출도 되고 미래사업 도 창조 된다. 울산시가 서둘러 수소시대에 대비해야 이런 협력업체들이 외부로 빠져 나가지 않는다.

글 정종식·사진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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