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영업자 폐업률 82% 넘었다
울산 자영업자 폐업률 82% 넘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30 2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실패를 경험하는 이들도 적지 않게 늘고 있다. 제대로 된 교육이나 사업 노하우 등을 상세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업종이나 유행에 따른 아이템을 막연히 선정했다가 창업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문을 닫는 경우도 많아 더욱 문제다.

우리나라의 전체 창업 가운데 최소한의 생계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생계형 창업’ 비중이 40%에 육박해 저부가가치형 창업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기업가활동 모니터(GEM)’가 펴낸 ‘글로벌 리포트 2013’에 따르면 한국의 42개월(3년 6개월) 미만 초기 창업 가운데 생계형 창업 비중은 36.5%로 집계됐다. 소득수준을 더욱 높이기 위한 기회추구형 창업은 51.1%에 불과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생계형 창업은 1.5% 포인트, 기회추구형 창업은 5.1% 포인트 각각 증가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고부가가치형 창업의 증가 폭이 크고, 점유율도 높지만, 문제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생계형 창업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GEM이 꼽은 26개 혁신경제국의 생계형 창업 비중 평균은 18.2%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들 가운데 30%를 넘는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이를 분석하여 보면 양질의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이 미비한 가운데 기존 직장에서 밀려난 은퇴자들이 생계유지의 마지막 수단으로 요식업 등의 저부가가치 서비스 창업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스페인(29.2%)·대만(28.7%)·일본(25%)·그리스(23.5%)·체코(22.7%)·포르투갈(21.4%)·미국(21.2%) 등이 선진국치고는 비교적 높은 20%대의 생계형 창업 비율을 보였지만 우리나라와는 여전히 격차가 크다. 독일(18.7%)·프랑스(15.7%) 등 서유럽국가 대부분은 10%대로 비교적 건실한 창업생태계를 구축했다. 우리가 창조경제의 모델로 삼는 이스라엘도 17.4%에 불과했다.

울산지역에는 이미 1세대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은퇴자들이 매년 1만명씩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자영업계로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2세대 베이비부머(1968~1974년생)들도 자영업계 진출 채비를 갖추고 있는 실정이다. 자영업계는 이처럼 자발적인 자영업자들이 크게 늘어날 경우 자영업계에 공멸을 가져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울산지역 자영업자 수는 2008년 10만명에서 2012년 10만8천213명으로 증가한 이후 2013년 9만명, 올해 3월말 현재 8만8천명으로 감소추세에 있으나, 자영업계는 이마저도 과포화 상태에 도달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실제로 음식점·피부미용·치킨집·제과점 등의 분야에 진출한 자영업자의 경우 경쟁악화로 창업이후 절반 이상이 3년 안에 문을 닫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울산의 경우 2012년 50대 자영업자의 폐업률은 무려 82.8%에 달했다.

향후 생계형 창업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가치 창업의 활성화와 함께 창업 생존율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적절한 직업교육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젊은 예비 창업가뿐만 아니라 조기 퇴직자의 재교육에도 관심 가지는 창업정책이 필요하다. 특히 주력산업이 고령화된 울산은 매년 퇴직자가 급증하고 있어 이들 은퇴자들을 위한 충분한 창업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베이비부머 세대인 50대 자영업자들은 퇴직금과 대출 등으로 도소매·피부미용·음식점·치킨집·제과점 등을 운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동종업계가 많아 과잉경쟁의 우려가 높다. 창업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창업교육을 받은 후 소규모로 시작해 규모를 키워나갈 필요성이 있다. 창업엔 예행연습이 없음을 명심하자.

<신영조 칼럼니스트>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