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질서가 바로 서야
기초질서가 바로 서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2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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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들은 안전 불감증 때문이라기보다 기초질서 의식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기초질서는 선진사회를 이룩하는 문화 국민의 척도이며 그 나라의 삶의 질과 직결 된다.

기초질서를 지키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필요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필자는 약 25년 전 회사 동료들과 함께 10일간 일본 연수를 다녀 온적이 있다. 그런데 일본 연수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자동차 클랙슨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깨끗한 도로에 친절한 국민들이 기초질서를 철저히 지켰다. 필자는 그 당시 “언제 우리나라도 일본과 같이 기초질서를 잘 지킬수 있을까”하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우리나라 국민들은 25년 전 일본보다 더 기초질서를 지키지 않고 있다. 그 이후에도 필자는 일본 여행을 여러 번 갔는데 25년 전 그때 보다 더 기초질서를 잘 지키는 친절한 국민이 돼 있었다.

필자가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경남 양산은 그 당시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마을 65세대 대부분 주민들은 농사를 짓고 살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부모님이 같은 집에 살면서 농사일을 하는 세대가 많았다. 필자도 학교에 갔다 오면 농사철에는 모내기부터 풀베기, 보리타작 등 가을에 벼를 수확할 때까지 농사일을 도우며 자랐다. 그렇게 어려운 생활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지만 집안 식구들과 동네 어른들로 부터 철저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하지만 요즈음 세대는 이와 사뭇 다르다. 자식 기 안 죽이고 키운다며 멋대로 놔두는 통에 1차적으로 가정에서 부터 성격상 문제가 발생한다. 그런 아이들이 군에 입대한 뒤 병영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부대 안에서 큰 사고를 일으킨 일이 왕왕 있다. 그래서 부대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교육 수준은 이전 보다 높아 졌지만 부대 지휘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한다.

필자는 시내 식당에 식사하러 가면 주위에 있는 아이들을 유심히 살핀다. 아이들이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대로 떠들도록 내버려두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아이를 불러 떠들지 못하도록 설득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부터 큰 차이가 난다.

모든 기초질서의 근본은 가정에서 나온다. 부모의 행동을 자식들이 보며 자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일상생활 속에서 부모는 항상 모범을 보여야 한다.

가정의 잘못으로 기초질서가 무너지면 그 악영향은 그대로 사회에 연결된다. 이로 인해 국민과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인적·물적 요소는 막대하다. 얼마 전 동부전선의 한 병사가 부대 안에서 사고를 일으키자 전 軍이 병사 동향 파악에 들어갔다. 이로 인한 국가의 경제적 부담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당연히 지키고 따라야 할 우리사회의 조그마한 규칙들을 아무 죄의식 없이 위반하며 생활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기초질서 의식이 무너진다. 그리고 이것은 또 이기주의와 탈·불법으로 이어져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로 연결된다. 지금 우리나라의 법질서 준수율이 OECD 회원국 30개 국가 중 27위라고 한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기초질서는 안전사회의 기본인 만큼 어려서 부터 아이들이 기초질서를 지키도록 가르쳐야 한다. 그러려면 어른들이 먼저 일상생활에서 기초질서 지키기에 동참해야 한다.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도 맑을 게 아닌가.

<전대원 재울 육군3사관학교 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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