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생각에…” 슈퍼맨이 된 사나이
“딸 생각에…” 슈퍼맨이 된 사나이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7.28 2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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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살해 20대 피의자 쫓아가 검거
경찰, 특별방범활동 돌입·치안 강화
▲ 울산남부경찰서(서장 유윤종)는 28일 최근 발생한 여대생 살인사건의 피의자를 검거한 시민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속보= “딸 생각이 나서…… 살아있었다면…….”

도심에서 여대생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20대 남성을 붙잡은 용감한 40대 남성이 화제다. (28일자 5면 보도)

울산남부경찰서는 28일 흉기를 든 20대 범인을 맨손으로 제압한 이모(46)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이씨는 지난 27일 오전 6시께 남구 삼산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흉기로 10대 여성을 수차례 찌르고 달아난 A(23)씨를 붙잡았다.

당시 동료 직원 3명과 함께 차를 타고 출근하던 이씨는 사건이 발생하던 버스정류장 건너편에서 “살려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남녀가 싸운다’고 생각했던 이씨는 다급한 여성의 목소리에 차를 돌렸다. 이씨는 “처음에는 버스정류장 안에서 여성이 맞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되돌아왔을 때 여성은 차도 위에 쓰려져 있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차에서 내린 그는 “그만하라”고 소리치자 A씨는 흉기를 들고 달아났다. 이씨는 다른 직원들에게 119와 112에 신고를 부탁하고 A씨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500여m 추격 끝에 이씨는 A씨와 마주했다. A씨의 초점 없는 눈빛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돌연 A씨가 뒤돌아 자해를 시도했을 때 190㎝ 남짓한 키의 건장한 이씨는 그를 뒤에서 껴안아 제압했다.

이씨는 “범인은 잡았지만 아버지의 마음으로 젊은 피해자가 숨졌다는 소식에 안타깝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날 경찰은 부검을 통해 숨진 B(18)양의 사체에서 상처 수십군데를 확인했다. 직접적인 사인은 폐동맥 손상에 의한 과다 출혈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살인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전날 밤 아버지와 술을 마신 뒤 흉기를 챙겨나와 전혀 모르는 사이인 B양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울산지방경찰청은 특별방범활동에 들어갔다. 기동대 3개 중대 300여명의 경찰을 동원해 유흥가, 버스정류장, 버스터미널 등을 순찰한다. 112신고가 많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 근무를 자원하는 경찰관을 투입해 범죄대응력을 높이고 매주 한차례씩 일제 검문도 실시한다. 주성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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