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인해 행복할수 있다면 만족”
“나로인해 행복할수 있다면 만족”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4.07.2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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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팔이 아저씨 임진용씨… 매년 단호박·옥수수 양로원 등에 기증
단호박, 옥수수 수확이 한창인 7월 말, 눈코뜰새없이 바쁜 와중에도 외팔로 채소농사를 지어 이웃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가 있다. ‘당사 외팔이 아저씨’라고 불리는 임진용(59·사진)씨. 그는 이미 울산 북구 당사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매년 한해도 거르지 않고 수확한 옥수수와 단호박을 양로원, 경로당 등 어려운 이웃에 기증해 여러 차례 기사화됐기 때문이다.

24일 오후 임진용씨를 만나기 위해 북구 강동축구장 인근에 있는 그의 밭을 찾았다. 그는 인터뷰에 응할 여유조차 없을 정도로 수확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올해는 ‘대풍년’이라며 활짝 웃어보였다.

지난주부터 본격적인 수확에 들어가 앞으로 한달간은 정신없을 정도라고 했다. 지난 주말에는 북구청 가족봉사단과 현대자동차 등에서 단호박 수확을 돕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수확된 1t 트럭 한 대 분량의 단호박은 북구청 복지과로 보내져 독거노인이나 차상위 계층에게 전달된다.

임씨는 채소 기증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농사일도 돕는다. 그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다면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달려간다.

농작물 뿐만이 아니다. 그는 10년 전 신장병을 앓고 있던 한 여성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꺼이 기증하기도 했다. 신장을 기증받은 여성은 그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매년 이 맘때만 되면 임씨의 일을 거들고 있다.

임진용씨는 19세 때 고향 충남 태안에서 울산으로 왔다. 그는 초등학교 때 감전사고를 당해 왼쪽 팔을 잃었다. 지체장애 2급인 임씨는 지금은 다리도 성치 못하다. 오른쪽 다리는 단지 걸을 수만 있을 뿐 정상 기능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게으름 한번 피우지 않고 성실하게 살았으나 10여년 전 가족도 그의 곁을 떠났다.

눈물겹도록 힘들었던 시절이 그에게 봉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기회가 됐다고 한다.

그는 “일년 중 가장 바쁜 이맘때가 가장 행복한 때”라며 “하찮은 나로 인해 누군가가 행복할수 있다면 내 몸이 으스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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