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탱고
‘숲속’의 탱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22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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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울올림픽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모든 사회경기는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 중 수도 서울의 주택난으로 신도시에 대단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섰는데 이름하여 평촌, 중동, 산본, 일산, 분당 등의 다섯개 단지다. 이런 수많은 아파트 분양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당첨률은 평균 100대 1로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였다.

이 신도시들은 잘 정비되어 있지만 특히 일산신도시는 다른 곳에 비해 특별한 점이 많다. 아파트간의 간격이 넓고 마치 ‘공원’ 안에 들어서 있는 것 같다. 지하철역에서 직선으로 나서면 단지내는 분수대 뿐만 아니라 잔디조경이 아름답고 군데군데 아름다운 꽃과 나무숲이 행인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더욱이 매년 5월 화창한 봄날이 되면 단지내 호수공원에는 세계꽃박람회가 열려 모든 이의 마음을 더없이 행복하게 해준다.

앞으로 21세기는 삶의 질이 강조되는 글로벌 사회를 지향하고 있다. 그러나 도시민들의 진정한 여가생활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 속에 놓여있다. 친환경 속에서 건강과 심신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영역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의 의학자 히포크라테스(Hippokrates·BC 460~377)는 ‘건강과 질병’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건강은 인체 내부에 있는 자연과 외부 자연과의 조화로 이루어지며, 질병은 그 반대 상태인 부조화로 생기는 것”이라고.

자연과 함께 있으면 누구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진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 인간이 수많은 세월을 자연 속에서 생활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

인간과 자연은, 가치관의 기초를 만들어내는 유전자 레벨에 따라 선천적으로 서로 동조하므로, 자연을 대하는 순간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이완된다고 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정말 여유를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휴일 근처의 ‘공원이나 숲’을 한번 찾아보는 것도 쉽지 않다.

‘숲’은 인간의 오감(五感)을 자극하는 많은 요소들을 갖고 있다. 인위적인 환경에 능숙해 있는 우리들은 잃어버렸던 오감을, 숲 속의 싱그러운 냄새, 자연그대로의 소리, 숲속의 선명한 햇빛, 자연의 부드러운 감촉 등을 통하여 회복할 수 있고, 동시에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심리를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새벽의 ‘숲’에서는 음이온이 최고조로 발산한다고 하니 한마디로 공짜로 얻게 되는 ‘천연 의약품 제조공장’과 다를 바 없다. 이처럼 ‘숲’이란 우리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이 내려준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그리고 ‘산’의 울창한 숲 그리고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면,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우리들에게 ‘정서과 안정’을 준다. 그뿐인가? 지치지 않게 ‘산행’(山行)을 할 수 있는 것도, 탄산가스를 산이 들여 마시고 그 대신 산소를 내뿜는 것과 동시에 항균물질 테르펜(terpene)이 분출되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질병의 자연치유력과 면역력 고양에 더할 나위 없는 신비로운 일이다.

무엇보다 산행을 하게 되면 ‘오르면 언젠가 반드시 내려가야 한다’는 큰 진리도 우리들에게 가르쳐주는 것 같다. 즉 그것은, 권력이나 금욕에 집착한 인간들을 병들게 해버린다는 중요한 교훈을 깨닫게 해주는 말과 같을 것이다.

숲, 공원 그리고 산! 이것은 인간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훌륭한 ‘무료진료 종합병원’이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생활 속에 사는 도시인들…. 건강과 여유로움을 찾기 위하여, 이제 조그마한 ‘뒷동산’이나 공들여 조성한 ‘동네공원’ 그리고 호젓한 ‘숲길’을 찾아 나서자. 그래서 신선한 공기를 한껏 들여 마셔보자!

<김원호 울산대 국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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