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만 교육감 체제 울산 교육 어떻게 달라질까
김상만 교육감 체제 울산 교육 어떻게 달라질까
  • 권승혁 기자
  • 승인 2007.12.31 18: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구겨진 자긍심 회복 ‘학력 향상’ 깃발

학원심야교습 “슬기롭게 대처”·국제외고 설립 박차

1사1교 자매결연 기업도시 이미지 잘 살려 ‘호평’

공백기간 해이해진 기강 김상만 교육감 해결 기대

울산 교육계는 교육감의 장기 공백 속에 어떤 분야보다 다사다난했던 1년을 보냈다. 사설 모의고사, 국제외고 추진, 학원 심야교습 제한 등 각종 교육현안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울산시민의 기대에 못 미쳤던 교육계였지만 2007년 막바지 ‘학력향상’ 등 울산교육의 업그레이드를 기치로 내건 김상만 교육감이 주민 직선으로 당선되면서 새해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사설모의고사 논란, 김교육감 “학력향상” 최우선

지난 해 울산의 ‘학력저하’문제를 둘러싸고 일부 학부모들은 사설 모의고사 실시를 강력히 주장했다. 사설 모의고사는 교육부가 금지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를 허용할 수 없다는 교육청의 입장과 학생들의 학력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학부모들의 주장이 대립각을 이뤘다. 결국 학부모들은 시험 단속에 나선 교육청 직원을 막기 위해 학교를 사수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상만 교육감은 올 해 학력향상에 가장 큰 무게를 두고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학력향상 프로그램 개발부터 타시도 우수사례 벤치마킹까지. 울산교육계가 학생들의 학력이 전국 하위 수준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 ‘학원 심야교습 시간 제한’ 논란 2008년으로

또 학원 심야교습시간 제한 여부도 지난 해를 뜨겁게 달궜다. 사설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 제한 여부를 각 시도 교육감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전국적인 이슈로 부각됐다. 울산도 시교육청이 설문조사 등을 거쳐 학원의 심야교습 시간을 제한하는 수순을 밟기 시작했고 결국 자정까지 제한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이 울산시교육위원회에 상정되자 울산학원연합회 등 학원가는 시위를 벌이며 크게 반발했다. 그러나 교육위는 이 조례안을 찬반 의견이 있다는 이유로 수차례(4번) 심의를 미뤄 결국 올 해로 넘겼다. 학생 건강권 보호와 학원 경영권 침해가 충돌하면서 빚어진 이 논란은 민선 교육감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고 말았다. 김 교육감은 이 문제와 관련 “자신의 소신은 모든 일을 자율적으로 해야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나 상황에 따라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국제외고 추진 설립 박차

북구와 울주군이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였던 국제 외국어고등학교는 울산시민 절대 다수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특목고 신설에 유보적인 교육정책과 교육청의 소극적인 대응 속에 결국 뚜렷한 성과 없이 민선 교육감의 손에 맡겨졌다.

당초 북구청과 울주군이 100억원대의 학교설립 비용을 제공하겠다며 강력한 유치 의사를 밝혔으나 건립비용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시교육청이 설립 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사이 지난해 5월에는 특목고의 경우 설립 전에 교육부와 협의하도록 관련법이 개정되는 등 악재도 겹쳤다. 사실상 교육부의 승인 없이는 설립을 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특히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모든 특목고 신설을 유보한다는 수월성 교육정책 개편계획을 발표하자 설립이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심각한 우려도 제기됐다.

다행히 교육부가 외고가 없는 울산과 광주, 강원 등 4개 지역에 한해 특목고 설립 협의를 우선적으로 해주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결국 외고도 다른 사안과 마찬가지로 민선교육감의 의지에 사활이 맡겨졌다. 김 교육감은 “국제외고 추진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편 다른 기관과의 조율이 필요한 울산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도 갈등만을 낳은 채 진전이 되지 않아 오랜 교육감 공백을 실감케 했지만 이제 김 교육감이 이를 어떻게 해결할 지 사뭇 기대되는 부분이다.

◆ 인사 뒷말 ‘무성’, 근무기강 ‘해이’

지난 해 인사로 인한 뒷말도 무성했다. 어느 계열이 승진했고, 모 인사는 상사에게 밉보여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등 각종 루머와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 해 6월 하반기에 단행된 교원인사와 행정직 인사에서 교원들은 언론사마다 인사의 부당성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는 등 유난히 시끄러웠다.

교육계의 근무기강 해이도 울산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술을 먹은 한 교장이 길거리에서 학생을 때리며 지도하는 모습이 지나가는 시민에게 목격돼 물의를 일으켰으며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공립학교 교장은 정년이 긴 사립학교 교장으로 가기 위해 재단 관계자에게 돈을 건네다 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돼 울산교육계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학교 교실을 사설학원 관계자 등에게 빌려주면서 뒷돈을 받은 교원에 대해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들고 울산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벌어졌다.

무엇보다 교육감의 공백속에 두 명의 최고 책임자들의 끊임없는 반목도 교육계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분열을 부추겼다. 투명한 교육 행정을 약속했던 김 교육감의 당선으로 울산 교육이 정화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1사 1교 자매결연, 대입 설명회 등 ‘호평’

지난 해 ‘1사1교 자매결연’ 운동을 추진해 울산지역 모든 학교가 1개 이상의 기업체와 자매결연을 맺고 각종 지원을 받게 된 것은 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잘 살린 모범적인 교육정책으로 호평 받았다. 김 교육감도 취임 직후 1사1교 자매결연 100% 달성 기념행사에 참석하며 산학협력의 기반을 다지고 이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권승혁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