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봉사도 희생도 아닌 스스로의 사랑”
“나눔은 봉사도 희생도 아닌 스스로의 사랑”
  • 이주복 기자
  • 승인 2014.07.15 1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수곤 사랑나눔회 회장… 1만원의 사랑이 모여 이뤄낸 ‘나눔의 기적’
남을 돕는 일은 상대의 입장에서
 

지속적인 실천으로 이뤄져야

“어렵게 살아왔기에 어려운 이웃을 이해하고 그들을 돕는 방법을 생각하게 되고 작은 도움이나마 꾸준히 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사랑나눔회를 운영하고 있는 박수곤(59) 회장은 어렵게 유년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동구 일산동에서 동대구막창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면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열심히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알고 일회성이 아닌 진정한 마음을 담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지론이다.

박 회장은 경남 합천에서 태어났지만 가난한 집안 사정으로 6살에 아버지를 여의고 11살에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면서 유년시절부터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어렵게 살아야 했다.

어린소년 박수곤은 철저하게 혼자서 모진 풍파와 싸우며 생계를 유지해 나가야 했다.

16살에 한분밖에 없는 형님을 찾아 무작정 부산으로 온 그는 신문팔이를 시작으로 구두닦이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독립된 생활을 계속했다.

부산 서면 동보극장 앞에서 손수레 하나에 온갖 행상을 하면서 지내다 1982년 형님이 계신 울산으로 온 뒤 자신의 끼를 찾아 독학으로 전자오르간을 익혀 밤업소 연주자생활을 시작하면서 결혼도 했고 자신의 가게도 갖게 됐다.

지금은 동구 일산동에서 동대구막창이라는 상호만 말해도 택시기사들까지 단번에 알아주는 큰 식당이 됐지만 지금까지 박 회장은 남의 도움보다는 오직 자신의 노력만으로 세상을 살아왔다.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고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자신이 살아 온 과거를 되돌아 본 박 회장은 남을 돕는 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일산유원지상가번영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국제로타리3720지구 동부로타리클럽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울산동부경찰서 보안협력위원회 초대감사를 맡으면서 처음으로 어려운 탈북자 7가구에 사비를 들여 쌀 20㎏씩을 후원 하면서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에 보람을 느꼈다.

이를 계기로 항상 개인적으로 작은 도움을 펼쳐온 그는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작정하고 여러 봉사단체에 가입했지만 명분만 봉사모임이지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단체는 없고 자신들의 모임에 더 치중하는 것 같아 봉사단체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어느날 방송에 나온 만원의 행복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단돈 1만원을 어떻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생각하게 됐다.

도움을 주는 사람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한 박 회장은 회원들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매월 1만원씩 자동이체를 통해 모아진 기부금을 전액 남을 돕는데 사용하기로 했다.

이것이 바로 ‘사랑나눔회’ 운영 방법이다. 물론 ‘사랑나눔회’ 운영은 전액 박 회장이 부담한다.

이러한 남다른 이웃돕기 단체 운영에 이상한 눈길을 보내는 사람도 많았다. 소위 정치단체나 자신의 영달을 목적으로 선출직에 도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다.

처음에는 월회비 후원금 1만원을 자동이체해 주는 회원들이 얼마나 모일까 걱정했지만 박 회장의 성실성과 사욕 없는 일상, 그의 어려웠던 유년시절을 이해하는 회원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당초 약속대로 매월 후원금 전액을 공개하고 모인 금액만큼 백미를 구입해 직접 배달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렇게 입소문이 퍼진 ‘사랑나눔회’는 벌써 회원 210명이나 된다. 모두가 자동이체로 매월 회비를 납부하는 진성회원들이다. 이 가운데는 연회비를 납부한 회원도 상당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1만원이지만 모아진 후원금은 적은 돈이 아니다.

매월 5일에 모아진 후원금을 공개하고 쌀을 구입해 지역의 어려운 가정이나 소외계층을 찾아 이들을 위로하고 전달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처음에는 수십명의 회원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210명이라는 거대한 단체가 됐고 지난 5일 14번째 나눔 행사를 갖고 63가구에 쌀 20㎏씩을 전달했다.

무더운 날씨에 땀 흘리며 쌀부대를 나르는 회원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의 노고를 들어드리기 위해 시원한 커피를 나눠주는 회원까지 항상 도움을 주는 사람끼리도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랑나눔회’를 지켜보는 박수곤 회장은 언제나 감사의 말을 잊지 않는다.

이제 박 회장은 새로운 목표가 있다. ‘사랑나눔회’를 더욱 발전시키고 투명하게 운영하기 위해 사단법인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를 통해 봉사단체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매월 작은 금액이지만 기부해 주는 회원들에게 세금도 공제해 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항상 ‘사랑나눔회’ 사무실에 기부통장을 비치해 회원들이 언제라도 통장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박수곤 회장은 오늘도 회원들을 만나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의논하고 있다.

“나눔은 봉사도 희생도 아닌 스스로의 사랑”이라며 회원들과 더불어 사랑을 나누고 이를 이웃과 함께하길 좋아한다.

“앞으로 회원들이 더욱 많아지고 어려운 이웃이 없어지는 날까지 나눔을 생활화하고 싶다”는 박 회장은 “회원들이 아무른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서로 도와가며 나눔에 동참해 주는데 더없이 감사를 느낀다”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사랑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글·사진=이주복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