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타리 클럽이 단순한 친목 모임으로 변질 된 경우 있어
본래의 친교, 봉사정신으로 돌아가야”
“로타리 클럽이 단순한 친목 모임으로 변질 된 경우 있어
본래의 친교, 봉사정신으로 돌아가야”
  • 정종식 기자
  • 승인 2014.07.08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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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국제로타리 3720지구 총재
 

국제로타리는 1905년 미국인 4명이 결성했다. 당시 회원들은 윤번제로 돌아가며 각자의 사무실을 모임의 장소로 사용했다. 그래서 클럽 이름을 ‘로타리’로 명명했다. 빙빙 돈다는 뜻이다. 4명의 비공식적인 모임에서 출발한 국제로타리에는 현재 3만4천200여개의 클럽에 전 세계인 120만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일 동부 경남지역을 관할하는 3720지구 총재에 취임한 김용주(59·사진) 변호사를 만나봤다.

이번에 국제로타리 3720지구 총재로 취임했다. 3720이란 무슨 의미인가.

일종의 행정단위 이름과 같은 것이다. 여러 지역을 한 군데 아울러 붙인 번호다. 울산, 양산, 밀양, 창원, 함안, 김해, 마산, 창녕, 진해 등이 3720지구에 속한다. 첫 숫자는 국가를 나타낸다. 우리나라는 3으로 시작한다. 일본은 2, 뉴질랜드는 9 이런 식이다.

국제로타리의 특징을 든다면.

총재 임기가 1년인데 차기 총재들을 36개월 전에 미리 지명한다. 총재들이 자질과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주는 셈이다. 또 로타리는 총재를 영어로 ‘거버너(governer)’라고 한다. 앞에서 말한 3720지구 같이 방대한 지역을 ’통괄 한다‘는 개념이다. 유엔 총회에 민간기구 단체로 대표자 자리가 배정돼 있는 건 국제 로타리가 유일하다.

로타리는 봉사단체로 알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친교를 통해 봉사활동을 하는 단체다. 로타리 강령에 보면 ‘봉사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교우(交友)의 범위를 넓힌다’고 돼 있다. 많은 사람을 만남으로서 봉사할 수 있는 곳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직업인들이 개인생활이나 사업활동, 사회생활을 통해 봉사함으로서 직업의 품위를 높이는 것도 이에 해당된다.

세계회원은 몇 사람이고 3720 회원은.

현재 세계회원은 120만명이고 3720 지구에는 115개 클럽에 소속된 4천500여 회원이 있다. 국제로타리 2014-15년도 세계회장은 대만 출신 게리 C.K 후앙이다. 우리나라에선 2008-9 년도 이동건 회장이 세계회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3720 지구가 한 일은.

뉴질랜드 9910지구와 함께 남태평양 군도 국가 어린들의 심장병과 얼굴기형 수술 봉사를 했다. 뉴질랜드 측이 주최했고 우리가 후원사업(sponsor)을 했다. 12명을 수술하는 데 양 측에서 모은 32만5천 달러(한화 약 3억5천만원)가 투입됐다. 또 지난해 태풍 ‘올랜드’가 필리핀을 강타해 큰 피해가 났을 때 현지에서 가옥과 도로를 복구하는 국제봉사활동을 펼쳤다. 국내에서는 울산 로타리가 독거노인 집수리 봉사를 했고 마산에 있는 가고파 로타리는 7년 동안 매달 2회 독거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해 주고 있다.

국제로타리가 국제사회에 쌓은 업적은.

범세계적으로 펼치고 있는 소아마비 박멸 운동을 들 수 있다. 여기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국제로타리가 소아마비 박멸 기부금을 모으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빌 게이츠가 “당 신들이 2억5천만 달러를 모으면 내가 3억 5천만 달러를 내겠다“고 했다. 로타리가 돈을 모아 가자 빌게이츠도 약속을 그대로 지켰다. 배고픈 사람은 먹여주고, 아픈 사람은 치료해 주며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가르치는 것이 로타리의 이념 중 하나다.

3720 출신으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김철 상의회장, 김광태 보람병원 이사장, 한시준 정형외과 원장, 김홍명 울산대 명예교수 등이 3720 출신이다. 특히 이 중에서 한시준 전 총재는 한국 로타리 총재단 의장을 지냈 고 ‘로타리 기초 지식’이란 책도 썼다.

언제부터 로타리에 참여했나.

1996년에 입회했다. 그해 청년회의소(JCI) 회원 나이정년 (만 40세)에 해당돼 나와 있었는데 변양섭 울주군 문화원 원장, 임재권 약사, 한시준 원장 등 고향선배들이 권유해 언양에 있는 서부로타리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다가 2009-10년도 서부클럽 회장을 맡았다. 2010-11년도에는 총재 지역대표도 했다.

로타리 스스로 개선할 점은.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는 권위주의를 없애야 한다. 외국에는 클럽회관이 없다. 미국, 뉴질랜드의 경우, 회관 대신 자택이나 직장 사무실을 이용한다. 모임도 박물관 공간이라든지 휴게소 같은 곳에서 한다. 유독 한국과 일본만 회관이 있고 사무장이 있다. 우리는 일본쪽 문화를 받아들인 탓에 그렇게 됐다.

그러다보니 인원이 적은 클럽의 경우 봉사기회보다 운영에 더 많은 지출을 해야 할 판이다. 미국은 행사때 가슴에 꽃도 달지 않는다. 이런 허례의식을 버리고 좀더 봉사에 치중할 필요가 있다.

총재로서 어떤 일을 할 건가.

‘로타리안(로타리 회원)’들이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 일부 회원들이 뱃지를 달지 않는다. 뱃지를 달지 않는다는 건 자신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것이다. 로타리 속에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나는 항상 ‘다워라’고 강조한다. 로타리안 답고, 로타리 클럽 다워야 한다.

시민들에게 할 말은.

일반 시민들도 얼마든지 로타리를 선택할 수 있다. 특정인만 가입하는 게 아니다. 로타리와 함께하면 언젠가 여러분의 선택이 가장 훌륭한 선택이었을 알게 될 것이다. 많은 친구를 사귀고 많은 봉사를 할 수 있다. 로타리는 조직이 투명하고 정신이 건전하다.

글=정종식 기자·사진=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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