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문화의 복원과 가꾸기
전통문화의 복원과 가꾸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0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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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중구 동헌에서 단오절 한마당이 펼쳐졌다. 세월호 참사에다 6·4 지방선거까지 겹쳐 6월 2일(음력 5월5일) 제날에 치루지지 못하고 20일 가량 늦춰져 행사가 열렸다.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을 문화의 불모지라고 했다. 울산하면 사람들 머리 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공업도시’, ‘산업도시’였다. 그랬던 도시가 산, 강,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생태문화도시로 변화되면서 지금은 각 지자체들이 문화도시 꾸미기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문화거리를 만들고 소공연장과 같은 문화시설이 늘어남으로써 이젠 곳곳에 볼거리와 즐길 거리들이 들어차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증가했다. 또 각 지자체들이 다양한 문화행사를 진행하는 덕택에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문화의 맥이라고 할 수 있는 울산의 전통문화는 어떤가. 또 어떤 것을 두고 ‘문화도시로 변모했다’고 할 것인가. 물론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전승, 발전시키는 것이 ‘문화의 척도’ 전부라고 말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공자의 말처럼 “옛 것을 복습하여 새 것의 이치를 안다”면 그 또한 금상첨화 일 것이다. 인근 부산만 해도 민속놀이(가·무·악)로 여럿이 지정돼 있다. 부산 동래야류, 수영농청놀이, 동래학춤, 동래지신밟기, 부산농악, 다대포 후리소리, 동래고무, 구덕 망케터 다지기, 동래 한량춤 등이다

그럼 울산에는 민속놀이가 애당초 없었는가. 먼저 멸치후리기, 재애 밟기놀이, 울산병영서낭치기, 울산 매귀악, 쇠부리놀이, 큰줄다리기 마두희 등이 있다. 그동안 이런 민속들이 한국민속축제에 울산시 대표로 선보이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이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매번 초라한 결과물을 가지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지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끊이지 않은 덕택에 최근 울산발전연구원이 씨름, 울산 마두희, 울산 매귀악에 대해 연구하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세 가지 민속놀이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정월대보름에 행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2006년부터 중구문화원이 연구하고 재현하고 있는 울산병영서낭치기를 더하면 울산 민속놀이의 완결판이 된다.

영조 25년(1749)에 간행된 울산읍지의 기록을 바탕으로 한 ‘한국민속학논고’, ‘울산의 민속’ 등에 의하면 울산 매귀악과 마두희, 서낭치기는 정월대보름에 행해졌던 민속놀이라고 돼 있다. 또 2013년 한양명 안동대 교수는 ‘기록을 통해 본 울산 마두희 성격과 놀이학적 의의’를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큰 줄다리기 마두희를 먼저 하고 뒤풀이로 씨름을 진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시 정리하면 정월 대보름 날, 마을 사람들이 서낭당에 모여 서낭치기를 한 후 풍물패를 앞세워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매귀악(지신밟기)을 한 뒤 마을 넓은 곳에 모여 큰 줄다리기 ‘마두희’를 했으며 마지막으로 씨름을 했다는 것이다. 울산읍지에도 나와 있고, 고 이두현 선생, 고 이유수 선생의 자료에도 있는 소중한 우리지역 민속놀이를 연구하고 고증하면 시지정 문화재가 전무한 울산도 인근 부산처럼 무형문화재를 발굴하고 지정 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동헌 단오 맞이’ 행사 때 동별 씨름대회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승패에 상관없이 하나가 돼 즐긴 사실을 감안하면 지역 민속놀이는 당시에만 즐길 거리가 아니라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소중한 무형의 자산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유산을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 우리 민속놀이를 가꾸고 계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김성연 중구 문화원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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