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日常)에서 가장 큰 무기
일상(日常)에서 가장 큰 무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7.03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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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계 각국에는 수많은 무기가 있고, 새로운 성능의 무기개발 경쟁이 치열하다. 이렇게 진화를 거듭하는 무기들 때문에 지구촌에서 전쟁이 끊일 날이 없다. 그런데 마치 봄바람처럼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속에 오가는 훈훈한 무기가 있다. 가냘파 보일지 모르는 무기, 그러나 그 어떤 무기로도 이길 수 없는 강한 무기가 우리들의 일상에 있다.

중국고전에 삼십육계(三十六計)라는, 36가지 정치나 전쟁에 이용할 수 있는 책략서(策略書)가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36계 줄행랑(도망)’이 바로 마지막 36번째 계다. 이 36계중 15계에 보면 이런 계책이 있다.

‘전쟁에서야 속임수가 필수이지만, 일상에서 가장 큰 무기는 정직이다’라고 돼 있다. 정직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우고 있는 셈이다. 또 어떤 사회학자는 이렇게 말했다. “하루가 즐거우려면 이발을 하라, 일주일이 즐거우려면 붕우(朋友)를 만나라, 한 달이 즐거우려면 여행을 떠나라, 일 년이 즐거우려면 결혼을 하라, 평생을 즐거우려면 정직하라” 이렇게 고전에서부터 현대에 이르는 말에 정직을 가장 높은 덕목으로 곱는 것은 정직이 원초적인간의 심성이기에 그 어떤 것도 이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정직하게 산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직은 그 효과가 느리기 때문에 거짓과 눈가림을 앞세우기 쉽다. 때문에 정직함에 망설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갓 난 아이의 얼굴에는 가식이 없다. 엄마 품에 안겨 젖을 물고 만족한 미소를 지으며 움직이는 손과 발에는 거짓이 없다. 그 정직한 마음과 행동을 그대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들에게 정직을 생활 속에서 지도해야하고 교사들은 정직을 몸에 익혀야 하고 사회에서 성인들은 모범적 생활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정직의 가치를 심어주어야 한다.

돈키호테를 쓴 세르반테스는 ‘정직은 최선의 정책’이라고 했다. 정직을 바탕으로 하는 정책이야 말로 국민을 위한 정책이며 그 정책은 국민에게 행복이란 의 신선한 과일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정직은 개인의 심리적 욕구나 이익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체의 필요성과 효과에 기초해야 한다. 정직한 자는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고 처음에는 손해를 보고 실패할지 몰라도 결국에는 이익을 보고 승리를 얻게 된다. 정당한 노력 없이 편히 살려는 마음, 필요이상 잘 보이려는 태도, 자기만 이익을 보겠다는 행동은 정직의 강한 신념을 무디게 하는 요소들이다.

있는 그대로 남에게 보이는 것, 자기의 노력만큼만 대가를 요구하는 것, 나 자신의 행동으로 남을 즐겁게 하고 보람 있게 하면 정직의 씨가 뿌려지고 꽃피어 마침내 어떤 무기로도 파괴 시킬 수 없는 결실이 맺어질 때 일상에서 가장 큰 무기인 정직의 찬란한 빛이 행복과 평생의 즐거움을 주게 될 정직의 길을 우리는 갈 수 있다. 문제는 선택의 갈림길(岐)이다.

맹자 시대 그의 학문과 사상에 정면 도전한 사상가가 있었다. 양주라는 민권 사상가였는데 맹자는 반체제적이라는 이유로 그를 미워했다. 그 양주가 어느 날 마을 한복판에 서서 울었다. 왜 그러느냐고 사람들이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서 있는 이 길은 동서남북으로 갈라져 있다. 따라서 내가 마음을 잘못 먹거나 방향을 잘못 잡으면 엉뚱한 길로 들어서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앞뒤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함부로 걸어 나가려 한다. 어찌 슬픈 일이 아니냐”고 했다. 이 말처럼 잘못된 판단으로 거짓과 탐욕의 길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오직 정직의 그 길을 찾아가는 양심만이 일상에서 가장 큰 무기를 들게 된다.

<이영조 상이군경회 중구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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