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까지 갈 필요 있나요?” 새콤달콤쫄깃한 매력에 후루룩~
살얼음 동동~ 밀면으로 더위사냥!
“부산까지 갈 필요 있나요?” 새콤달콤쫄깃한 매력에 후루룩~
살얼음 동동~ 밀면으로 더위사냥!
  • 주성미 기자
  • 승인 2014.06.08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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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삼산동 ‘밀면전문점’
▲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물밀면.

피난민들의 고향 그리던 음식 ‘밀면’

이제 겨우 6월인데 벌써 이마에 송글송글 맺히던 땀방울이 주르륵 흐를 만큼 더운 날씨다. 땡볕에 땀을 쭈욱 빼고나면 기운이 빠지고 입맛도 사라진다. 여름이면 생각나는 음식, 밀면을 소개한다.

‘밀면’이란 ‘밀가루 면’ 혹은 ‘밀가루 냉면’을 뜻한다. 밀면을 삶아 건진 국수에 육수를 붓고 갖은 고명을 얹어 먹는 한그릇 음식이다.

이 음식에 대한 유래는 여러가지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이북 사람들이 냉면을 그리워하다 구하기 힘든 메밀 대신 흔한 밀가루로 만들었다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 진주 냉면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예전부터 진주에는 멸치 국물을 낸 밀국수 냉면이 있었는데 전분을 넣어 국수를 만들고 육전을 고명으로 올린 점 등이 유사하다.

 

▲ 속을 든든하게 해줄 뜨끈한 만두.

‘물밀면·비빔밀면·고기만두’ 가 전부라예~

이처럼 밀면은 부산 음식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울산에도 줄을 서서 맛을 보려는 맛집이 있다. 남구 삼산동에 있는 이 음식점의 상호도 그냥 ‘밀면전문점’이다. 요즘 말로 군더더기 없이 ‘쿨(Cool)’한 음식점이다. 이곳의 메뉴는 물밀면과 비빔밀면, 그리고 만두가 전부다.

1997년부터 밀면 음식점을 운영해온 이 집만의 노하우는 음식점 곳곳에 숨어져 있다. 바쁜 시간에 손님을 다 챙기지 못하는 탓에 밑반찬과 뜨끈한 육수는 셀프다.

먼저 차가운 음식을 먹기 전 따뜻한 육수 한 모금으로 속이 놀라지 않게 준비시켜 준다. 은근히 짭조름한 맛의 육수는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데 지루하지 않게 한다. 계속 당기는 맛에 본 음식을 먹기도 전에 배가 부를 수도 있으니 주의하길.

 

▲ 새콤달콤한 양념이 일품인 비빔밀면.

냉면보다 부드러워 부담없이 즐긴다

무더위를 쫓는 데는 역시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물밀면이다. 진한 육수를 한모금 마시면 속까지 찬 기운으로 가득 차는 기분이다. 시원하면서도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사라진 입맛까지 돌게 한다.육수에 면을 풀어 한젓가락 들어 올리면 적당히 쫄깃하고 탱탱한 면발이 손끝에서 전해진다.

밀면의 특징이라면 역시 냉면과 달리 면발이 부드럽다는 데 있다. 가위가 있지만 자르지 않아도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다. 후루룩 면발을 입속으로 넣는 소리마저 식욕을 돋우기 충분하다.

비빔밀면은 시원한 느낌 대신 새콤달콤한 양념을 즐길 수 있다. 면발마다 쏙쏙 배어있는 구수한 양념과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맵지 않은 양념은 자극적이진 않지만 중독성 있는 맛이다.

시원하다 못해 차가워진 속을 달래는 데는 만두가 제격이다. 이 집 만두는 특히 얇은 만두피에 속은 부드러워 입에 넣는 순간 녹는 게 특징이다. 하나만 먹어도 속은 평화를 찾은 듯 든든해진다. 종류는 고기만두뿐이니 참고하길.

여름이면 잊지 않고 밀면을 찾는다는 박성준(36·중구 남외동)씨는 “냉면보다 부담스럽지 않아 훨씬 자주 밀면을 찾게 된다”며 “자극적이진 않지만 은근히 끌리는 맛이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글=주성미 기자·사진=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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