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사랑-1회
금지된 사랑-1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6.0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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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호 작가 연재소설

프롤로그

변진(弁辰) 12국에 해당하는 전기가야 12국은, 지금 밀양시 일원에 있었던 미리미동국, 함안군 칠원면 일원의 접도국, 고성군 고성면 일원의 고자미동국, 산청군 단성면 일원에 고순시국, 경북 고령군에 반로국, 하동군 악양면에 낙노국, 창원군에 미오야마국, 경북 김천시에 감로국, 김해시 일원에 구야국(가락국), 경북 김천시 조마면에 주조마국, 함안군 가야읍에 안야국, 부산시 동래구에 독로국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후기 가야 13국으로는 전기 반로국에서 발전한 고령군의 가라국(대가야), 전기 안야국에서 발전한 함안군의 아라국(안라국), 전기 고자미동국에서 발전한 고성군의 고자국(고차국, 소가야), 미오야마국에서 발전한 창원시의 탁순국, 구야국(가락국)에서 발전한 김해시 일원의 남가라국(금관가야)가 있었다.

그리고 주조마국에서 발전한 김천시의 졸마국, 의령군 부림면에 사이기국, 합천군에 다라국, 진주시에 자타국, 합천군 초계면에 산반하국, 산청군 단성면에 걸손국, 의령군에 임례국, 창령군 영산면과 밀양 일원의 탁기탄국이 있었다. 그 밖에 전남 장수군에 상기문국, 남원에 하기문국을 추가하기도 한다. 가야 6연맹이나 금관가야, 대가야 같은 이름은 후대에 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다라국(多羅國)은 400년경에 구야국 중심의 가야연맹이 고구려 광개토왕에 의해 해체되자 그 유민들이 지금의 합천 황강 유역에 흘러들어 나라를 세웠고 160여년 뒤인 562년 신라의 이사부, 사다함과의 전투에서 패하면서 멸망하게 된다.

>1회<

다라국의 아침이다. 장대한 산줄기들이 달려와서 겹겹이 성벽처럼 에워싸서 크나큰 벌판을 만들고 강은 그 벌판을 적시며 도도히 흐른다. 이름하여 황강, 유유한 그 강가에 나라를 세운 지 125년이 되는 해(서기525년) 가을 아침이다. 성급한 나무들은 벌써 잎을 떨구고 산천엔 쓸쓸한 가을빛이 묻어난다. 다라국의 궁성에도 가을빛이 만연하다.

아침 정전에 모인 신료들은 숨을 죽인 채 고개를 들지 못한다. 조정에 휘몰아친 태자비의 염사(艶事)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노왕의 얼굴을 차마 바로 쳐다 볼 수 없어서 대신들은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며칠 만에 더 수축해진 노왕의 얼굴엔 불편한 심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사람이 숨죽이니 만물도 고요하다.

“전하, 진언 드리기에 황공하오나 이제 태자비를 처형해야 하옵니다.”

하한기(下旱岐)(조선으로 치면 좌의정 정도의 관직) 필모구라가 정적을 깨며 입을 열었다. 그의 말은 냉랭하게 정전을 울린다.

“하지만 차마 태자비를 죽일 수는 없지 않는가?”

진패주(陳?周)왕은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태자비의 불순한 소행으로 인해 온 나라가 시끄럽고 백성들의 동요가 심하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고만 있을 수 있겠사옵니까?”

필모구라의 시선이 왕에게 가서 꽂혔다.

“그러한 사실을 과인도 알고 있다만, 태자비를 죽이는 것이 더 큰 문제를 몰고 올 것이 뻔한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

왕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노쇠한 얼굴에 불편한 심기가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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