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사실 공표는 민주주의의 독
허위사실 공표는 민주주의의 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5.2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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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다구니’의 사전적 의미는 ‘기를 써서 다투며 욕설함’입니다.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어떤 마음이 드시는지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사람을 피하고 싫어하는 마음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을 왜 피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요?

‘악다구니’하면 눈감고 귀막고 소리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이는 ‘옳고 그름’과 ‘논리’를 전제한 ‘대화’를 거부하고 오직 자기 목소리만 내는 것이 ‘악다구니’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악다구니’를 내는 사람들이 생기는 것일까요?

작고 힘없는 강아지일수록 두려움에 더 크게 짖는 것 같이 스스로 틀렸다고 생각하거나 부족하다고 느낄수록 ‘논리적 대화’나 ‘옳고 그름’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오로지 혼자만의 소리인 ‘악다구니’에 집중합니다. 무엇보다 파괴적이고 편파적이며 왜곡이 심해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못하고 관련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기에, 대중은 본능적으로 ‘악다구니’쓰는 사람을 피합니다.

울산 시내 곳곳에 선거유세 차량이 배회하고 각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현수막이 거리를 가득 채웁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꿈과 계획과 살아온 삶을 이야기 하고, 누군가는 상대 후보의 어둠과 무지와 잘못을 이야기 합니다.

재밌는 것은 열세로 보이는 후보일수록 자신의 꿈과 계획을 이야기 하기 보다는 상대 후보를 비난 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아마도 ‘이대로는 안된다. 뭔가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절박감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스스로 자신감 있게 자기의 길을 걸어온 사람은 굳이 타인을 비판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꿈과 계획이 아닌 상대후보의 잘못만을 이야기 하는 후보를 보면, 웬지 ‘악다구니를 쓴다’는 표현이 떠오릅니다.

선거는 미래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고귀한 절차입니다. 그렇기에 품격이 있어야 하고 생산적이어야 하며, 유권자들이 각 후보의 꿈과 계획과 능력을 충분히 듣고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악다구니’는 선거의 가장 큰 적이자 민주주의의 독입니다.

네거티브 공세는 선거철마다 이슈화 돼왔습니다. 근거없는 사실을 유포해서 상대방을 흠집 내는 것이 후발 주자에게는 가장 손쉬운 선거운동이고피해자가 고소 고발을 하더라도 선거가 끝난 후에야 그 진위가 밝혀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역사상 선거마다 네거티브 공세가 등장했고 실제 김대업씨 사건, BBK의혹, 나경원 피부관리실 의혹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친 네거티브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선거의혹 중 실제 진실로 밝혀진 경우는 극히 드물었고 이런 네거티브로 피해를 본 후보자는 깊은 아픔의 눈물을 흘려야 했으며, 유권자는 공정한 판단을 방해받아 원하던 지도자를 선출하지 못하는 불행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을 위해 ‘악다구니’없는 점잖고 품위있는 선거가 이뤄지길 기대해 봅니다. 상대에 대한 비방이 아닌, 자신의 꿈과 능력과 살아온 삶을 이야기하며 생산적인 아이디어의 장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네거티브 전략을 쓰는 후보자들은 우리 유권자가 먼저 알아채고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와 허위의 사실을 게재한 선전문서를 배포할 목적으로 소지한 자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이하의 벌금을 과하도록 하여 ‘악다구니’선거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한 사람으로서 깨끗하고 공정한 울산 선거를 기도해 봅니다.

<김상욱 변호사 / 법무법인 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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