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아프다. 부모가 먼저 변하자!
아이들이 아프다. 부모가 먼저 변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5.28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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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가 큰 사람들은 선반 위의 물건을 쉽게 내릴 수 있다. 그러나 키가 작은 사람이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선반 위의 물건에 손이 닿을 수 있도록 도와줄 의자나 다른 이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키가 큰 사람들에 비해 조금 늦고 번거로울 뿐이다. 이것을 편견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편견하면 먼저 장애가 떠오른다.

매년 장애인의 날을 즈음해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주관해 장애인의 날 슬로건 공모전이 개최된다. 매년 어떠한 구호들이 선정됐는지 궁금해졌다.

지난 해 제33회 장애인의 날 행사 슬로건은 ‘우리의 편견으로부터 장애는 시작됩니다’가 선정됐다. 2012년에는 ‘생각의 장애를 넘어 따뜻한 사회로’가 선정됐고 2011년에는 ‘편견은 차별을 낳습니다. 배려는 평등을 낳습니다’가, 그리고 2010년에는 ‘편견, 부끄러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라는 작품이 최우수작으로 선정이 돼 그 해 슬로건이 됐다.

이 외에도 ‘편견이 곧 장애입니다. 장애(長愛), 조금 더 큰 사랑입니다’, ‘편견에서 이해로, 차별에서 평등으로’, ‘편견을 싹뚝싹뚝, 희망이 꿈틀꿈틀‘, ‘편견은 걸림돌입니다. 배려는 디딤돌입니다’, ‘편견의 비움은 능력의 채움입니다’, ‘장애는 차이입니다. 편견은 차별입니다’ 등의 작품들이 특히 내 마음에 와 닿는다.



슬로건 안에 있는 하나의 단어가 유독 마음 한 켠을 억누른다. 그것은 바로 ‘편견’이다. 오랫동안 줄곧 편견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그 간극을 없애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닌가 보다. 그래서 이처럼 줄기차게 편견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나 싶다.

또 하나 심각한 편견은 바로 우리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어른보다 어리다고 무시하고 생각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선입견은 청소년과 기성세대가 서로 격리되는 주된 이유다. 반면 기성세대가 생각하듯 청소년의 사회 참여의식은 부족하지 않다. 어쩌면 어른은 청소년의 다양한 생각과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편견과 선입견의 벽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발표를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 볼 수 있다. 휴일에 여가를 보내는 방법은 남자 청소년은 게임, 여자 청소년은 TV 시청이라고 한다. 또 중·고등학생이 고민을 상담하는 주요 대상은 동성친구이며 아버지와 고민을 상담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 구체적으로는 중·고등학생 40%가 동성친구, 어머니가 21%, 다음으로 형제자매, 이성친구 순이다. 반면 아버지를 꼽은 비율은 남자 4%, 여자 1%로 전체 3%에 불과하다. 아버지는 반성해야 한다.

청소년의 사회 인식은 높으나 단지 어리고 성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며 편견의 벽에 부딪히고 있다. 성숙하지 못하다는 것은 어떻게 성숙하느냐에 따라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걸 의미한다. 그러므로 청소년을 인간적으로 존중하며 대화하는 기성세대의 자세가 중요하다.

자식과 대화를 하다보면 자칫 강연으로 변하고 만다. 아이 귀에 잔소리나 훈계로 들리게 되면 대화의 길은 점점 멀어진다. 장황하게 설교 중심의 얘기보다는 간결하면서도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중요하다. 자녀의 말을 귀담아 듣고, 말뿐 아니라 행동이나 표정, 몸짓 등도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이며 칭찬은 구체적으로 해 준다.

또한 자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계속 맞장구를 치면서 한 번에 하나의 주제에 초점을 맞춰 대화한다. 특히 대화 주제에 상관없는 외모나 옷 등에는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꼭 해야 돼”, “이거 안 하면 안 해 준다”, “얼마나 할지 두고 보겠어” 등 명령, 협박, 포기를 암시하는 말은 피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편가르기에 익숙하고 남을 헐뜯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항상 내 탓보다는 남의 탓을 먼저 한다.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이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엄성을 인정할 때, 사람냄새 풀풀 넘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싶다. 5월은 가정의 달이며 청소년의 달이다. 지금 아이들이 많이 아파하고 있다. 부모가 먼저 변하자!

<한국화학연구원 신화학실용화센터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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