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家庭)의 의미
가정(家庭)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5.2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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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말이 있다.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오래 전 종영된 가족드라마의 제목이다. 참 정겹지 않은가? 가족은 그런 것 같다. 한 나무에 걸린 사랑과 같은 것. 그렇다면 가정은 그 가족을 달고 있는 나무가 돼야 할 것이다. 생명도 있고, 성장도 하고,자신을 분화해 새로운 나무를 퍼트리기도 하는. ‘가정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직관적인 생각을 먼저 해 본다.

가정(家庭)의 사전적 의미로는 ‘한 가족이 함께 살아가며 생활하는 사회의 가장 작은 집단’으로 정의하고 있다. 한자를 살펴보면 집(家)과 뜰(庭)로 구성돼 집(家)이란 인간생활의 기본 3요소인 의식주(衣食住)가 행해지는 곳으로 소비에 해당한다. 뜰(庭)은 가장 작은 생산의 공간영역으로서 가정은 생산과 소비를 함께 갖춘 시스템을 의미하고 있어 대추나무에 곧잘 비유되기도 한다. 하지만 가정의 구성체는 대추열매가 아니고 혈연 중심의 가족(家族)으로서 앞서 살펴 본 사전적 의미의 ‘가족이 함께 살아가는’과 ‘사회 집단’이란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가족의 중심에 있는 부부는 생계를 위한 경제활동과 자녀를 낳고 그들이 독립할 때까지 보호하고 양육활동을 한다. 또한 이웃 공동체와 공존을 위해 가족 구성원 모두는 공동의 가치와 목표를 위해 다 함께 노력한다. 따라서 공동체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가장(家長)이 세워지고 가족 구성원 모두는 규범을 따르며 이를 가정(家庭)이라 한다. 여기에는 전통적으로 다섯가지의 기능이 있다. 첫째, 가정관리권이다. 가정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가부장권은 남편에게, 주부권은 아내에게 있다. 가부장권에는 대표권, 감독권, 재산권, 제사권이 있고 주부권은 의식주에 대한 가사의 소비권으로 가사의 직접 운영권을 뜻한다. 둘째, 가계관리이다. 이는 가정생활에 필요한 금전의 수입과 지출관리 기능으로 통상 가장이 맡는다. 가계살림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아내도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부담을 감당하기도 한다. 셋째, 살림살이다. 이는 의식주에 해당하는 사항으로 수입에 준한 가정의 소비활동으로써 대부분 아내의 가사 운영권에 속하는 일이다. 넷째, 육아와 자녀교육이다. 사회교육의 출발이라 할 수 있는 가정의 교육활동이다. 이는 과거 아내와 조부모 손에서 주로 이뤄졌으나 오늘날 많은 변화가 있다. 다섯째, 가족행사이다. 구성원의 출생과 생일, 그리고 제사 등과 같은 행사와 이웃 가정과 공존을 위해 함께 얽혀지는 가족행사 활동이 이에 속한다. 이상의 기능은 오늘날 복잡한 사회구조로 인해 다소 변화·발전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가정을 기능중심적인 날줄로 바라보면 대추나무와 같은 정겨움은 찾을 수 없다. 씨줄에 해당하는 인간중심적인 다섯가지 역할을 생각해 보자. 첫째는 쉼터이다. 가계의 유지를 위한 생업활동을 마치고 돌아와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재충천을 준비하는 곳이다. 둘째는 나눔터이다. 구성원이 취득한 다양한 정보를 함께 나누고 조정을 통해 성장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자리이다. 셋째는 배움터이다. 형제간의 멘토링과 어른들의 코칭을 통한 즐거운 학습이다. 네번째는 위로처이다. 성숙하지 못한 사회생활로 대인관계에서 입은 정신적 상처에 대한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곳이다. 끝으로 피난처이다. 자신의 어떠한 잘못도 용서를 받고 모든 비난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곳. 이는 가정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정은 가장 작지만, 가장 강하고, 가장 위대한 곳이다. 지역사회나 국가도 건강한 가정이 기초되지 않는다면 강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인숙 울산 여성회관 여성새로일하기센터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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