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여인을 위한 촛불은 왜 없는가
이 여인을 위한 촛불은 왜 없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7.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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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대한민국 국민이 관광 통제선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무참히 희생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50대 주부로 밝혀진 이 여성은 비무장 상태였고 북한군 초병이 등 뒤에서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유감스럽다. 그러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 사건 조사를 위한 남측 조사단의 입북(入北)은 허락할 수 없다”였다. 정말 무례하고 비 인간적인 집단이다.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면 전후사정을 불문하고 기본적 예의를 갖추며 희생자에 대한 최대한의 성의를 보이는 것이 우리민족의 장점인데 이런 뻔뻔스런 행태를 보인 북측을 과연 동족으로 인정해야 할지 판단 여부를 가늠키 어렵다.

그러나 이런 반 민족적인 북측의 태도보다 지금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한국 내부 일부 집단, 단체들의 반응이다. 가정해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미군기지 주변에서 발생했다면 지금쯤 전국적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고 있을까. 기지 주변에 사는 50대 여성이 통행제한선을 기웃거리다가 미군헌병의 총격에 의해 피살됐다면 서울시청광장, 광화문 네거리, 울산 대공원 앞은 촛불로 밤을 지새웠을 것이다.

연단에 올라 서 반미 구호를 외치는 낯 익은 얼굴은 ‘닥치고 처벌’을 수십번 선창했을 터이다. 죽음이 확실히 입증되지도 않은 ‘광우병’때문에 밤마다 촛불을 밝히던 그들이 실체의 대한민국 국민이 희생됐음에도 왜 촛불로 이 여인을 추모치 않는지 이유를 알고 싶다.

금강산 관광 중 사망한 사람은 ‘가진자, 수구파’ 기 때문에 문제 삼기 곤란하다는 것인가. 임기 응변에 능한 그들이 ‘당국이 조사중에 있으니 결과를 지켜보자’고 할런지 모른다. 미 쇠고기 수입파동 당시 ‘광우병’을 앞세워 반미선동까지 일삼던 세력은 ‘지켜 볼’ 시간은 주지 않고 정권타도까지 외쳤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과 관계없이 그들이 희생자에 대한 촛불 추모제를 즉시 개최하지 않으면 그동안 행했던 그들의 행동은 ‘국민 기만’행위였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셈이다.

얼마 전까지 안 해도 북한에 대해 ‘무조건적인 원조’를 주장하던 사람들도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식별 가능한 시간, 거리에서 우리 국민을 무참하게 살해한 북한 집단에 대해 왜, 무슨 근거로 ‘상납’을 계속해야 하는 것인지 정확한 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단 지금 상황에서 ‘민족, 햇볕’이란 용어로 국민을 설득하려 시도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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