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회복운동 절실하다
도덕성 회복운동 절실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5.1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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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위해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데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와 승객 사이에 언쟁이 일어나는 경우를 자주 목격한다. 이러한 언쟁은 대부분 승객의 무분별한 행동에서 시작된다. 버스 안에서 지나치게 큰 소리로 통화를 한다거나 하차 벨을 누르지 않고 있다가 출발 후 갑자기 버스를 세우라고 강요하는 행동들이 주된 원인이다.

승객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운전기사가 잘못을 지적하면 상대방이 불같이 화를 내며 대든다. 젊은 승객이 연장자인 운전기사에게 반말은 예사이고, 심지어 운전기사에게 폭력을 행사하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언쟁은 비단 시내버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공원이나 시장, 극장, 경기장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공장소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1960~1970년대에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신문지상에 기사화됐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흔한 일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우리 사회에 도덕성이 심각하게 추락하고 있음을 본다. 자신의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한 채 다른 사람의 권리나 이익을 아무런 죄의식도 없이 침해하고, 사리사욕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들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법률이나 규칙의 허점을 이용해 교묘하게 이익을 취득하는 편법행위가 판을 치고 권력을 가진 자들과 야합해 부당한 이익을 편취하려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문제는 이런 행위들의 대부분이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법적으로 처벌을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때문에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서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처벌의 강화 및 엄정한 법집행이 선행돼야 한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 무너진 도덕성을 회복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할 이념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도덕성 회복 운동을 벌여야 한다.

도덕성 회복을 위한 도덕교육 내지 윤리교육은 충실한 가정교육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서 도덕성을 배우는 시작점이 바로 가정이고가정교육이 학교교육을 거쳐 도덕성으로 확립되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프로이드(Freud)는 유년시절 형성된 성격이 성인이 돼서도 지속된다고 했다. 비단 성격만이 아니라 어린시절에 형성된 사고와 행동의 습성은 성인이 돼도 계속 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우리 속담에 ‘세살 적 버릇이 여든 살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가정에서 우리 사회가 요청하는 가치나 규율을 배우고 훈련받지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한다면 법과 규칙을 지키는 준법정신은 결여되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사회규범을 아무런 가책도 받지 않고 위반하며 살 것이다.

가정에서의 도덕교육이 이렇게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가정들은 가정생활과 사회적 공동생활이 요청하는 도덕을 교육하고 실천을 훈련하는 일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학교에서의 도덕교육도 마찬가지다. 도덕성 함양교육과 도덕적 실천을 위해 학교교육도 가정교육에 못지 않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교육은 지적교육에만 치우치고 도덕교육 내지 인성교육을 소홀히 하고 있다. 이런 도덕 교육은 기성세대라고 예외가 아니다. 도덕성 회복이 자라나는 세대에만 치중되고 기성세대를 구태의연하게 버려둔다면 젊은 세대가 도덕적으로 문란하고 타락한 기성세대에 의해 오염되고 침해돼 버릴 수가 있다. 도덕성 회복 운동은 가정, 학교, 사회가 혼연일체가 돼 실천해야 그 실효성을 기대할 수 있다.

<이창형 울산대 경제학과 교수·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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