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찾아서 23] 울산신용보증재단
[중소기업을찾아서 23] 울산신용보증재단
  • 김지혁 기자
  • 승인 2008.07.13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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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 어려울 때 큰 힘 되어 지원”
◆ 울산신재, 창립 8주년 5년 연속 흑자

올해 상반기만 410억 보증 공급 목표 웃돌아

지난 7월 1일 울산신용보증재단(이하 울산신재)은 창립 8주년을 맞았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 지원 업무를 시작한지 8년 동안 울산신재의 성적표는 ‘우수’였다.

전체 사고율이 0.8%로 1%가 채 되지 않는데다가 전체 기금 운영 수익률은 연 7.7%로 전국 평균 5.5%를 항상 웃돌았다. 이로 인해 지난 5년간 연속 기금운영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울산신재의 신용보증공급 목표액은 보증공급액 750억원. 해당 업체수는 2천500여개에 달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6월 말 현재) 보증공급액이 벌써 410억원, 1천700개 업체에 보증지원을 이뤄내 당초 목표액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실적치인 보증금액 310억, 지원업체수 960개와 비교해 봐도 우수한 보증 실적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최근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자금사정이 심각하게 타격을 입고 있다는 반증일 수도 있다.

신용과 성장가능성은 있지만 담보력이 약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중소기업인이나 소상공인이 최후의 방어선으로 찾을 수 있는 곳이 울산신재이기 때문에 울산신재의 보증 공급률은 바로 지역 경제의 전망을 측정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지난 2000년 정부와 울산시의 공동출연을 통해 본격 업무를 개시한 울산신재는 초창기 홍보부족을 인한 부진을 2년 만에 해결하고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증재단으로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전국 16개 시·도 중 2005년에는 전국 최우수 신재로 평가받았고 2006년에는 2위의 신용보증실적을 올릴 정도로 성장 발전해 왔다

무엇보다도 울산신재가 전국의 신용보증재단 중에서도 사업성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탁월한 자금운영능력 때문이다.

기금운영 성적표가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혹자들은 “울산신재는 보증업무의 지원폭이 좁기 때문에 안정성 위주로 사업을 영위, 흑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오해를 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울산신재 흑자 운영의 비결은 바로 전체 기금 중 30%를 사업성을 위해 자체 운영한다는 점이다.

울산신재의 자금 운영 결과 연 평균 수익률은 7.7%. 전국 평균인 5.5%를 훨씬 웃도는 수준으로 이로 인해 폭 넓은 보증지원을 하면서도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

◆ 정부, 전국 신재에 보조금 지급 중단 결정

각 지역신재 “안정적 보증재원 확충위해 필요” 건의

울산신재 등 전국 16개 신용보증재단의 보증 재원에 대해 정부는 지난 1999년부터 각 지자체와 매칭으로 보증재원 출연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정부가 각 지역의 신용보증재단에 출연함으로써,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보증재원을 출연해 왔고 이에 따라 지역 경제의 근간이면서도 그간 정부 정책에서 소외된 지역 내 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금융공급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는 지역신재가 지자체 소관의 금융기관으로서 관내 영세기업을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증재원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올해부터 지역신보 출연을 위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이 같은 정부의 보조금 지원 중단은 지역 신재에 대한 지자체의 출연유인을 감소시키고 보증규모 확대에도 불구, 오히려 지자체 출연금액은 축소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또 이는 보증여력을 위축시키고 지역 신재를 통한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안정을 통한 양극화 해소라는 정부 정책의 지속적인 수행이 곤란해지는 결과를 낳고 있다.

또 정부에서는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자금’을 계속 축소해 2011년 부터는 중앙정부 지원을 중단하고 지역신재의 보증지원으로 보완한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지역신재 보증여력 확충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정지원이 절실한 입장이다.

따라서 울산신재를 비롯한 각 지역의 지역신재들은 안정적인 보증재원 확충에 필요한 정부보조금을 다시 지원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전국 16개 광역시도와 각 신용보증재단, 전국신용보증대단연합회는 7월 중 이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채택하고 지역신용보증재단에 대한 보증재원 지원 건의문을 정부에 올리기로 했다.

인터뷰 울산신용보증재단 유태일 이사장 

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의 지원군

“신용보증재단이 맡고 있는 역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 울산신용보증재단 유태일 이사장.

유태일 울산신재 이사장(사진·56)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재단 등은 그 역할이 각각 뚜렷하다고 설명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정부차원에서 은행을 통해 중소기업 중 중견기업을 지원하는 기금인데 반해 신용보증재단은 정부와 각 지자체가 기금을 공동으로 출연해 주로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재단이라는 것.

신용보증재단은 소상공인의 경우 대출한도 5천만원 이내에서 보증을, 중소기업의 경우 최고 4억원에 대한 대출 보증을 맡고 있지만 대부분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울산의 경우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이 전체 보증 공급의 97%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영세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업무가 이뤄지다 보니 자칫 신용조사에 있어 개인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유 이사장은 18명의 직원에게 항상 강조하는 것이 ‘친절’이다.

울산 신재의 보증을 필요로 하는 소상공인이라면 대부분 자금 사정이 열악한 상황에 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친절한 태도로 상담에 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신용 보증 공급에 있어 최대한 문을 넓히라고 강조하는 것도 유 이사장의 철칙이다.

보증 사고율을 줄이기 위해 보증 제한에 대한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한다면 정작 자금이 꼭 필요한 능력있는 영세상인들이 혜택을 받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보증 공급의 폭은 최대한 늘리고 사고률은 최소한 줄여라”고 주문하는 유 이사장의 경영 방침이 얼핏 보면 ‘창과 방패’의 모순 같지만 보증 수요자에 대한 면밀한 이해가 선행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도 유 이사장의 경영 철학이다.

지난해 4월 3년 임기를 꽉 채우고도 3년의 임기를 연임하게 된 유 이사장은 “신용보증재단은 사회안정망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일종의 공익적인 서비스업이라 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문턱은 낮추라고 늘 강조한다.

그 결과 평균 10건의 상담 중 7건에 대해서는 보증 공급이 이뤄지고 보증 사고율도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 글 김지혁·사진 김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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