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되기를 준비하자
부모되기를 준비하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5.1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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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된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미리 알고 부모가 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필자도 결혼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됐지만 그 때는 이미 어쩔 수 없이 부모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그 뒤 지난 몇십년의 경험과 학습으로 젊은 부모들에게 강의를 하고는 있지만 경험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인식할 수 없는 일들이 무수히 많았다.

필자는 그 중에서도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 아버지교육이나 어머니교육을 진행하면서 필자는 항상 ‘본인들이 부모가 되기까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부모교육이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곳에서라도 의지를 가지고 부모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지’를 물어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혀 받아본 일이 없다’는 대답이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 어려운 부모가 됐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녀를 양육하고 있었다. 물론 자녀양육에 정답이 있을 수도 없으며 부모가 된다는 것에 힘든 과정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이 큰 부담으로 와 닿는 다는 것은 사실이며 누구나 훌륭하게 그 역할을 잘 해내고 싶어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몇가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자녀양육에 앞서 먼저 왜 부모가 되려하는지, 부모가 되면 어떻게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가 정립돼야 한다. 두 사람이 만나서 사랑하고 가정을 이룰 경우 아이들의 발달연령에 맞는 양육방법과 기술들을 알아 두는 것도 필수적이다. 그저 잘 자라주기만을 바라는 것은 현 시대의 흐름에 크게 뒤지는 사고(思考)다. 한 인간을 낳고 길러낸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고 엄청난 일이다. 때문에 부부가 같은 양육관을 가지고 자녀들과의 소통기술을 익혀 아이들이게 자신들의 적절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터득하게 해야 한다. 그를 통해 자녀들이 험난한 세상의 한 귀퉁이에 잘 어울려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와 줘야한다. 성인이 된 자녀들을 언제까지 마음으로부터 붙들고 있거나, 일찌감치 부모 되기를 거부해 자녀들을 위험에 방치하는 사례들을 접하게 되면 필자는 우리가 가장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할 화두가 ‘부모됨’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부모자식간이나 친척 및 이웃과의 끈끈한 정이 우선돼 살아왔던 우리네 전통적인 풍습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아울러 현실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 부모들은 부모됨과 친구됨을 동시에 행해야 한다. 가정은 가족들이 함께 이끌고 나가야 하는 공동체이며 그 구심점에 부부가 있다. 따라서 부모의 역할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마음가짐을 바로 세워야 하며 부모가 된 이상 늘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팀 체제로 나가야 함을 간과해선 안된다.

누구나 배우지 않고서는 부모되는 것을 알 수 없기에 인생을 먼저 살아온 사람들로부터 배우고 가족전문가들에게서 기법을 배워야 한다. 가족구성원들은 개인의 것이 아닌 더불어 살아나가야 할 가장 가까운 일원임을 명심해 도와주고 도움 받는 협조체계를 가정부터 정립해야 한다. 부부가 서로 예의를 갖추고 존중하는 것도 그런 협조체제를 구축하는데 필수 요소다. 적절한 시기에 자녀를 사회로 내보낼 준비를 시키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생명과 관련해 성교육을 시키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해주고 실패를 나무라기보다는 함께 방법을 찾고, 함께 할 시기에 늘 그 자리에서 참고 기다려 주는 일이 바로 부모의 기본이기도 하다. 따라서 더 나이 들어 그 자녀들이 부모가 됐을 때 늙고 힘없는 부모이지만 또한 그 자리에 있어주는 것만도 훌륭한 부모역할을 하는 것이다. 자녀들이 필요한 시기에 부모가 있어 준다면 그 또한 가장 고마운 부모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화 한국다문화희망협회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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