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 개발, 땅값 낮추고 주변 활성화가 관건”
“역세권 개발, 땅값 낮추고 주변 활성화가 관건”
  • 정종식
  • 승인 2014.04.22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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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해 울산도시공사 사장
 

울산도시공사가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은 4개다. KTX 역세권 개발, 진장복합 물류단지 2차 사업, 각 산업단지 조성, 율리 보금자리 주택건설 사업 등이다. 이 중 역세권 개발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 진행은 순조롭다. 하지만 역세권 개발 중심 축 가운데 하나인 울산컨벤션센터 건립이 최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사업은 1천 37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일대 4만3천m² 부지에 지상3층 지하1층 규모의 전시컨벤션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이 사업이 여의치 않으면 역세권 개발 사업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다. 최광해(60·사진) 울산도시공사 사장을 만나봤다.

“컨벤션 건립사업이 기재부 예타(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탈락된 것은 지방소외라고 봐야 합니다. 이번에 국가정책사업은 대부분 통과됐는데 지방에서 올린 것은 거의 탈락됐습니다.”

최 사장은 탈락원인 가운데 하나로 ‘시장부재’와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들과의 협조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음도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새로 선출되고 지방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으면 지역 정치권과 협조해 가을에 다시 예타 조사 신청을 하겠다고 했다. “중앙부처를 압박하려면 아무래도 국회의원들이 힘을 보태줘야 합니다. 기재부 실·국장들을 불러 계속 요청해야 먹혀들거든요. 컨벤션이 들어서야 주위에 붐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 사장은 역세권 개발이 제대로 활성화 되려면 보다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발지역 땅값 문제다. “현재 그 지역 땅값은 3.3m² 당 약 1천만원입니다. 330m²만 사면 10억원이예요. 그러니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투입된 비용을 따지면 그 정도는 받아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때문에 그의 고민이 거기에 있다.

현재 KTX 역세권은 약 18%가 분양됐다. 아직 저조한 상태다. 최 사장이 컨벤션센터 건립, 복합환승센터 개발과 더불어 다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개발지 용도 일부를 풀어서 사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도록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업무시설을 상업시설로 바꾸는 방법이 그 한 예입니다. 또 지금보다 세분화해 분양해야 땅이 팔립니다. 덩어리가 작아야 일반인들도 참여할 수 있거든요” 이렇게 하면 땅값을 어느 정도 낮출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사장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면 시와 협의해 이 문제를 논의하고 시의회를 설득할 것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땅값을 낮춰도 적자가 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런 반전(反轉)의 기회를 현 KCC 언양공장 부지에서도 찾을 생각이다. 도시공사는 역세권 2단계 개발계획 타당성 조사용역을 올 9월에 맡길 예정인데 2단계 사업구간은 KCC 언양공장을 중심으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6년 초 본격적인 조성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 사장은 언양공장 일대를 거주지역으로 개발해 싼 값에 분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사람이 끓어야 주변에 파급효과를 냅니다. 역세권 일부에 분양된 주거용지로는 전체적인 붐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입니다. 용역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이쪽에 대규모 주거단지를 마련해야 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KCC 지역에 주거지를 개발해 사람을 끌어들이고 그 여파를 나머지 지역으로까지 밀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컨벤션 건립이나 환승센터개발에만 목매지 않고 다른 곳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보겠다는 이야기다.

진장복합물류(디플렉스)개발 사업 쪽으로 이야기를 돌리자 최 사장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진장디플렉스는 현재 임대를 포함해 약 85%가 분양됐다. 순수 분양만 65%다. 지금의 진장디플렉스는 수년전 모습과 딴판이다. 특히 자동차 매매단지와 차량등록 사업소가 들어서면서 이 일대 분위기가 완연히 달라졌다. 하지만 문제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공구상가 등 특수 업체가 주로 입주해 전체적인 상가조성 붐을 일으키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최 사장은 2015년 2단지 개발 사업이 끝나면 진장대로(大路)를 중심으로 양쪽에 대규모 상권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50%의 공정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는 도로 서쪽편이 텅 비어 있어 뭔가 엉성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개발 사업이 끝나고 이 지역에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면 단지 자체가 중심성을 가지면서 새로운 시가지가 형설될 겁니다” 1차 단지인 동쪽에 농협도매센터, 롯데마트, 코스트코가 있고 길 건너편 2차 단지에 자동차 물류창고와 자동차 검사·정비업체, 대규모 유통시설이 들어서면 그 일대에 새로운 상권이 조성될 거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2차단지 쪽은 중견·중소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 반면 대형 점포나 대형할인점 입주는 제한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도심에 물류, 유통 중심지를 만들겠다는 게 당초 진장지구 개발의 목표이기 때문에 진장지구는 이윤을 전혀 남기지 않고 조성원가에 부지를 공급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 “도시공사는 무엇으로 운영해 갈 거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지난해 순수익만 129억원을 남겼다고 했다. “앞으로 도시공사는 대행 사업에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산업단지 조성도 거의 마무리 돼가고 율리 보금자리주택사업도 성공리에 이뤄지고 있습니다. 진장디플렉스도 이런 상태로 나가면 별 무리 없을 겁니다” 도시공사는 궁극적으로 사업을 대신 맡아 완료해주고 그 이윤의 일부를 나눠 먹는 쪽으로 전문화 돼야 한다고 그는 보고 있다. 현재 도시공사는 혁신도시 내에 건설될 저류시설, 남구 두왕동 테크노산단 건설에 대행사업체로 선정된 상태다. 온산 강양우봉1지구 대행사업은 육상을 조성하는 1단지 쪽은 이미 완료됐고 바다를 매립하는 2단지 쪽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5년 완료되는 이 사업에는 총 2천951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인터뷰 말미 최 사장은 “시 산하 기관들은 시로부터 돈을 받아 운영하지만 도시공사는 돈을 벌어 써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남도시공사가 ‘땅 끝 마을’에 호텔을 건설해 운영하는 예를 들었다. 공사가 앞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 셈이다. “사업을 다양하게 펼쳐 고정적, 안정적 수입원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려워 집니다” 울산시 도시국장을 지낸 ‘도시건설 통’다운 지적이다. 그런 그가 KTX 역세권 개발문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글·사진=정종식·정동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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