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마을만들기’
아파트 ‘마을만들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4.04.1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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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허물기, 마을벽화 그리기, 주민주도형 쌈지공원 만들기, 차 없는 거리 만들기, 마을텃밭 가꾸기 등 최근 다른 도시에서 여러 형태로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마을의 주민이 스스로 주체가 돼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마을공간에서 마을의 시설과 공동체, 마을문화를 적극적으로 가꾸고 고쳐가는 활동이다. 다시 말해 마을 만들기는 주민 스스로 마을의 공통문제를 발견하고 함께 해결방안을 마련하며 실천주체로 주민을 조직하고 지역문화 창출에 참여하는 것이 주요활동 가운데 하나이다. 이런 주민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이 국가 정책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으면서 울산에서도 노후주거지를 중심으로 마을 만들기 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마을공동체의 조직, 마을기업 운영, 지역문화 예술활동 등 ‘마을 만들기’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마을 만들기의 기본은 자신이 거주하는 마을에 대한 관심이 마을을 개선하고 활성화하는 활동으로 이어져 지속적으로 거주하고 마을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을 만들기는 저밀주거지역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공동체에도 필요하다. 아파트는 주차장, 공원, 놀이터, 경로당 등 복리·편의시설을 비교적 잘 갖추고 있어 단독주택지역에 비해 마을환경을 함께 개선해야할 필요성이 지금까지 크게 없었다. 그리고 아파트를 거주의 단위로 보기보다 재테크의 수단이나 재산 가치로 바라보는 시각이 큼에 따라 지역주민간의 활발한 교류와 마을의 공통된 관심사에 대한 참여가 미흡해 지역정체성 확립에도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아파트 거주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아파트의 특징을 반영한 아파트 공동체 형성이 필요하다. 실제로 인구주택 총 조사에 따르면, 울산시는 총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29.1%였으나 1990년 45.9%, 2000년 61.8%, 2010년 70.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1980년대 아파트에서 나고 자라 결혼한 뒤 가정을 꾸리고 지금까지 계속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키즈’라 불리 우는 신세대가 이런 일반적인 현상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렇듯 아파트는 현대사회의 주요 주거형태가 됐다. 따라서 노후아파트가 재개발사업의 한 방법으로 등장한 지금, 주택여건개선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단지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마을 만들기 사업’이 필요하다. 아파트 마을 만들기 사업은 아파트의 입지, 거주가구 연령과 가족구성, 아파트 노후도, 아파트 내 편의시설 종류, 아파트 주변 환경 등 아파트의 특성에 따라 여러 형태로 진행될 수 있다. 아파트내 텃밭 가꾸기, 등하교 도우미 지원, 학생 방과 후 학습지도, 단지 내 영유아 돌모미, 문화소모임 운영, 아파트내 택배배달 서비스, 벼룩시장 운영, 재활용사업, 미니도서관 운영, 공동구매, 반찬가게 등 아파트내 주민이 필요한 기능을 서로 공유해 지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아파트 담장허물기, 아파트내 녹지공간 공유, 생태단지 조성, 보행공간 조성, 등하교길 교통안전관리 등 아파트가 지역사회에서 순기능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아파트는 생활편의성과 재산가치 확보 등의 장점으로 1980년대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해 주요 주택유형이 되고 있으나 여전히 개인주의적이라는 오명을 늘 달고 다닌다. 다른지역에 배타적이고 아파트 가격담함과 같은 아파트만을 위한 집단이기주의적 행동이 아닌 마을만들기의 여러사업을 통한 공동체 활동의 추진으로 아파트 커뮤니티를 만들어 지속적으로 거주해나갈 수 있는 아파트 마을을 기대한다. <이주영 울발연 도시공간 연구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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