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봄, 기 충전! 삭힌 홍어 잠자던 입맛도 깨워
‘홍·돼·묵’ 찰떡궁합
나른한 봄, 기 충전! 삭힌 홍어 잠자던 입맛도 깨워
‘홍·돼·묵’ 찰떡궁합
  • 강귀일 기자
  • 승인 2014.04.06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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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 신정동 ‘건미락’
▲ 홍어삼합.

호남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 홍어(洪魚)가 어느새 울산 사람들의 입맛에도 접근했다.

요즘은 울산에서도 홍어 요리집을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홍어는 삭힌 홍어회를 비롯해 홍어찜, 홍어탕, 홍어회무침, 홍어전, 홍어튀김 등으로 요리된다.

남구 신정동에 있는 홍어전문점 ‘건미락’에서는 이들을 1인당 3만원에 코스요리로 내놓고 있다.

전북 김제가 고향인 오병석(52) 대표는 “건미락은 몸에 좋고 맛이 있는 음식을 즐긴다는 의미”라며 “고객분들에게 건강과 행복이 넘쳐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서비스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 대표는 “흑산도산을 비롯한 국내산은 어획량이 적어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며 “칠레산이나 미국산, 아르헨티나산 홍어도 숙성만 잘하면 홍어 고유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귀띔한다.

건미락에서도 국내산 홍어는 가격을 두배인 6만원으로 책정해 두고 있다.

▲ 홍어회무침.



홍어는 주로 삭혀서 먹는다. 상온에서도 부패하지 않고 오히려 곰삭은 맛으로 변하는 홍어는 교통이 좋지 않았던 옛날에도 내륙지방까지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었다. 그래서 홍어는 일찍부터 호남에서 잔치상에 빠져서는 안 되는 메뉴로 자리 잡았다. 건미락 오 대표도 어릴 때 잔치나 명절 때 먹었던 홍어회무침 맛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 전문 연구서로 평가되는 ‘자산어보’에도 홍어가 소개돼 있다. 이 책은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정약전(정약용의 형)이 저술했으니 홍어를 빠뜨릴 수 없었을 것이다.

‘자산어보’에는 홍어의 생김새와 서식지, 낚는 방법 등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그런데 정약전은 이 책에 “나주 고을 사람들은 홍어를 삭혀 즐겨 먹는다”고 밝히고 있다. 정약전이 이 책을 저술했던 200년전만 해도 홍어의 주산지인 흑산도에서는 홍어를 삭혀 먹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 따르면 홍어를 삭혀 먹기 시작한 곳이 나주라고 볼 수 있다.
▲ 홍어탕.



톡 쏘는 맛이 나도록 삭힌 홍어는 막걸리와 함께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한다. 이를 특별히 ‘홍탁’이라고 한다.

호남 사람들은 이른 봄에 나는 보리싹과 홍어 내장을 넣어 끓인 ‘홍어 보리 앳국’ 맛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또 홍어를 삶은 돼지고기와 함께 잘 숙성된 묵은지에 싸 먹는 것을 ‘삼합’이라고 한다.

건미락은 밑반찬으로 전라도식 양파초절임과 갓김치도 빠지지 않는다.

글·사진=강귀일 기자

▲ 홍어 전문점 '건미락'의 한상차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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